"자영업자 등 무담보 대출" 정부 발표에... 은행들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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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등 무담보 대출" 정부 발표에... 은행들 '난감'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11.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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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개인사업자 대출 규제 강화하던 기류 변화
은행들 "이미 신용대출 금리 덜 올려, 인하 여력 없다"

금융당국이 최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겠다고 하자 은행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올해 초 금융당국이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를 잡겠다며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은행들은 이미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를 상대적으로 덜 올렸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21일 발표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에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들이 보증이나 담보 없이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개인사업자의 매출 정보를 보유한 카드사가 개인사업자 특화 신용조회회사(CB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이다. CB사는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신용정보를 모아 신용등급을 산출해 금융회사에 제공하고, 금융회사는 이를 활용해 대출, 카드발급 등을 해준다.

기존에 자영업자들은 은행 대출을 받으려면 신용등급이 낮아 부동산 담보를 내놓거나 금리가 높은 자영업 대출, 신용대출을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카드매출 등도 신용대출 심사 자료에 포함 시키는 방식으로 대출 금리를 낮춰 많은 자영업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올 초부터 개인사업자 대출을 옥죈 금융당국의 기류가 달라진 것이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이 신용대출만 꼭 집어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앞서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나지 않도록 점검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은 1조 5882억 원으로 올 3월(2조2106억 원)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했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담보 위주의 손쉬운 대출을 하지 말라는 금융당국의 방 침에 따라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를 상대적으로 덜 올린 것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 여력이 거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에서 올해 8~10월 동안 취급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4.77%로 전년 동기 대비 0.19%포인트 올랐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지금보다 은행 돈을 빌리기 쉽게 담보의 종류를 다양화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자산의 범위를 확대해 자영업자 등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날 문 대통령은 최 위원장에게 “부동산 등 물적 담보가 부족한 기업이 자금을 효과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지적재산권·매출채권 등 유무형 기업자산을 포괄적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일괄 담보제도 도입을 추진하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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