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칼럼]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시장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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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칼럼]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시장이 산다
  • 정석연 칼럼
  • 승인 2016.09.1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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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연

최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한국물가협회가 각각 실시한 두 번의 2016 김장철 김장비용 가격 조사에서 모두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전국 16개 시ㆍ도 주요 전통시장 36곳과 인근 대형마트 36곳의 김장용품 15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이 약 21%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올해 4인 기준으로 김장을 준비하는 데 전통시장에서는 평균 25만6905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형마트는 평균 32만5349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 보다 약 6만8000원 가량 싼 셈이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도 전통시장 9곳과 대형마트 9곳을 대상으로 김장용품 15품목에 대한 가격조사를 실시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전통시장이 24만5000원으로 대형마트(29만5000원)보다 20.6% 저렴한 것으로 추산했다.

매년 설과 추석, 여름 휴가철 등 주요 시즌에 물가 조사를 해 보면 매번 전통시장이 상당한 가격우위를 보인다. 이러한 가격우위에도 불구하고 불황의 충격을 감당하는 것은 대부분 전통시장이다. 대기업의 홍보마케팅 물량 공세와 소비 스타일의 빠른 변화로 전통시장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결국 가격만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더 편리하고 알뜰한 시장, 더 즐거운 시장, 친절하고 쾌적한 시장을 만들고 독특한 색깔과 멋, 전통의 가치가 살아 있는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각계가 박차를 가하고 있다.

5년 전부터 범정부적으로 시행된 ‘전통시장 가는 날’ 캠페인은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각 전통시장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하며 전통시장 이용을 권장하는 적극적인 전통시장 살리기 운동이다. 이 캠페인이 시행되면서 온누리 상품권 이용률과 매출 기여도, 전통시장의 매출 모두 전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런 결과는 전통시장들과 그 주체인 상인들, 지역 주민들의 노력 또한 한몫했다. 상인들은 상인대학과 선진시장탐방 등을 통해 경영과 서비스를 배우고 전통시장은 쾌적한 쇼핑을 위한 현대화 시설 도입 등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려 한다.

결국 일방적인 정책과 노력보다는 정부, 기업, 전통시장, 상인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동참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전통시장이 단순한 거래공간이 아니라 국가 서민경제의 기반이자 지역 내 커뮤니티와 서민생활공간으로서 그 지역의 생활, 전통, 문화의 ‘고유 정체성’을 보여주는 얼굴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논의와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

/ 전 시장경영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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