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發 금융서비스 대란... ATM·카드·인터넷뱅킹 모두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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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發 금융서비스 대란... ATM·카드·인터넷뱅킹 모두 '먹통'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11.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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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안전불감증 도마, 안전관리 점검하면서 KT 아현지국 제외
화재 발생한 KT 아현지국, 스프링클러 없이 소화기 1대만 배치
오성목 KT 사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아현지사 화재사건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시장경제 DB

강 건너 불구경 하던 정부가 최악의 통신장애 사태에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허술한 점검이 초래한 예고된 참사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24일 화재가 발생한 KT 아현지사는 통신망 관할범위가 가장 좁은 D등급의 시설물이었다. 하지만 통신장애로 인한 피해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원인불명의 화재에 사고지역은 물론 경기도 일부에서도 통신서비스가 마비돼 지역경제가 블랙아웃 상태에 빠졌다. 

KT 아현지사를 통해 서비스가 이뤄지는 은행 영업점 전용회선과 자동입출금기(ATM) 수백곳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사고지역 인근에서 서비스가 중단된 ATM은 무려 179대로 집계됐다. 은행 영업처 64개 전용회선에서도 문제가 발견됐다.

한 은행의 경우 상담센터 업무와 자동응답시스템(ARS) 인증이 먹통이 되면서 인터넷뱅킹을 통한 자금 이체가 제한됐다. 이들 은행은 대체 회선으로 복구하고 다른 ATM 위치를 안내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카드결제 전산망 오류 피해는 치명적이었다. 서울 곳곳에서 카드 결제가 마비된 탓에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특히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결제 시스템 불통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러 통신사와 회선이 연결된 대형 가맹점과는 달리 KT망만 사용하는 중소형 가맹점은 현재까지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은 25일부터 현재까지 KT건물 화재 사고와 관련해 금융서비스에 대한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정부는 올해 3월 KT 혜화지국을 비롯한 주요 통신시설 36개 통신국사의 화재 등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올해 안전진단 대상은 국공립대학 28개(7544개 연구실), 통신시설(36개 국사), 유료방송사업자(13개), 소속 산하 공공기관 63개(약 2,000개소)였다. 그러나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KT 아현지국은 당시 점검대상에서 제외됐다.

문재인 정부의 안전불감증과 허술한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다. 현 소방법에 따르면 지하구의 길이가 500m 이상이고 수도·전기·가스 등이 집중된 공동 지하구라면 스프링클러, 화재경보기, 소화기 등 연소방지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KT 아현지사는 스프링클러 없이 소화기 1대만 배치돼 있었다. 

또한 지난 24일 오전 11시12분쯤 발생한 화재는 3시간 반만인 오후 2시30분쯤 잡혔지만 통신망 복구는 하루가 지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25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인터넷 회선은 97%가 복구됐지만 무선 복구율은 63%에 불과했다. 안일하고 허술한 대응체계가 피해를 더욱 확대시켰다는 비판을 정부는 피할 수 없게 됐다.

26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는 정부와 KT의 미흡한 대응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제2의 세월호 사고와 똑같은 것 아닌가? 말만 안전 대한민국이라고 하면서 행동이 따르지 않는데 정부가 해도 너무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22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한국에서만 2시간 불통이 되면서 하인리히 법칙을 얘기하는데, 일련의 사고가 우리에게 예고하는 것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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