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한진칼 주식 9% 매입… 조양호 一家 경영권 박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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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한진칼 주식 9% 매입… 조양호 一家 경영권 박탈 위기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8.11.19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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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주식 9.0% 매입 ‘2대 주주’
내년 3월 정총서 ‘이사 3명, 감사 임기 만료’ 이사회 장악 시도할 듯
(왼쪽)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강성부 KCGI 대표

지배 구조 개선 등 주주 가치를 내세우며 ‘행동주의 펀드’로 불리는 KCGI가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주식 9%를 매입했다. 사실상 한진그룹의 ‘2대 주주’로 등장하면서 조양호 일가를 압박하고 나섰다. 단순 압박이 아닌 이사회 장악까지 염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KCGI는 지난 15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식 9%를 매입하는데에 성공했다. 9%면 조양호 회장에 이어 2대주주에 해당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30%), 진에어(60%), 한진(22.2%)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그룹 모체다. KCGI는 약 1300억원을 투자해 시가총액 약 7조원의 한진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조양호 일가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호지분을 최대한 끌어모을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5917만436주 기준으로 조양호 회장이 ‘17.84%’, 조양호 일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95%다. 이 외 KCGI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 9.0%, 국민연금 8.35%(8월3일 기준), 크레딧스위스 5.03%(9월18일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 3.81%(9월7일 기준), 소액주주 44.86% 등으로 구성된다.

조양호 일가의 갑질 논란과 정부의 압박 등을 감안할 때 소액주주들은 KCGI에 의결권을 위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국민연금 또한 그동안 정부가 취해온 모습을 볼 때 KCGI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국민연금의 투자 성향은 매우 보수적이다. 조양호 일가를 경영권에서 물러나게 하는 급진적 경영 개혁에 손쉽게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가장 큰 관거는 시장에 숨어있는 조 회장의 우호 세력이다. 금융업계에서는 ‘5.03%’를 보유하고 있는 크레딧스위스가 조 회장의 우호 세력이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다.

크레딧스위스의 지분이 단순투자 성격인지 총수익스와프(TRS)의 파킹딜 형태일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째든 이번 경영권 방어로 인해 조양호 일가의 우호 세력은 모습은 드러내지 않을 수 없을 전망이다. 우호 세력을 알았다는 것은 조 회장을 압박할 수 있는 지점을 알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당장의 고비는 내년 3월에 열리는 주주총회다. 한진칼 이사회 멤버 7명 중 이사 3명과 감사의 임기 만료가 내년 3월 17일이다. KCGI가 내년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편, KCGI의 이번 기습 2대 주주 등장은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 받을 수 있는 항공사업법 개정안이 나온 직후여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지난 14일 형법,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관세법 등 위반자도 항공사 임원 자격을 박탈시킨다는 '항공산업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270억원대 횡령,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됐다. 조 회장이 벌금형만 받아도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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