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삼국지' 롯데-신세계-현대...면세점·온라인 사업 놓고 주도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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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삼국지' 롯데-신세계-현대...면세점·온라인 사업 놓고 주도권 경쟁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8.11.0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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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온라인 사업 통합" 발표… 롯데 'e커머스상업본부' 통합 맞불
과열양상 면세업계… 신세계·현대 누가 주목받나 경쟁

백화점 3사(롯데, 신세계, 현대)가 이커머스와 면세점 사업을 놓고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는 이커머스 사업을 놓고 대규모 투자계획과 사업부 신설 등을 발표하며 맞붙었다. 신세계와 현대도 면세사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 롯데 VS 신세계, 온라인사업 1위 목표

지난 1월 신세계는 1조 원 투자를 유치하고, 온라인 통합법인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롯데는 지난 8월 각 계열사 온라인 시스템 인력과 연구개발조직을 통합한 'e커머스사업본부'를 신설하며 맞불을 놨다.

롯데는 2020년까지 온라인 통합몰을 선보이고, 2022년까지 온라인 사업매출 20조원 달성 목표를 발표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이 구속수감되며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지 못했다.

롯데 'e커머스사업본부' 신설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강희태 대표. 사진=시장경제신문DB

이후 롯데는 지난달 신동빈 회장이 풀려나 경영에 복귀하자 통큰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50조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이 중 25%에 해당하는 12조5000억 원을 온라인 사업 확대 및 복합쇼핑몰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올 초 신세계가 발표한 1조 투자유치 계획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롯데가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신세계가 1조 투자 유치확정과 함께 이마트와 백화점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해 'SSG.com'을 키운다는 발표를 하며, 롯데와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온라인 신설 법인 신주 인수 계약 체결 발표식’을 열고 해외 투자운용사 ‘어피니티’와 ‘비알브이’ 등 2곳과 온라인사업을 위한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연말까지 신세계와 이마트에서 온라인사업을 각각 물적분할한 후 내년 1분기에 두 법인을 합병해 온라인 법인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투자금 1조원 가운데 7000억원은 온라인 신설법인 출범 때 투자받고, 이후에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을 예정이다.

업계는 롯데와 신세계 두 곳 모두 오너의 강한 의지가 반영돼 대규모 투자가 예고됐지만, 본격적인 경쟁은 투자가 진행되는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면세사업 후발주자 신세계·현대… '이슈 뺏기'

온라인 업계 1위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롯데와 신세계와 달리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는 서로의 이슈를 뺏는 '신경전' 벌이고 있다. 양측은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한 쪽이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공교롭게 다른 한쪽에서 새로운 자료가 나오고 있다.

신세계 온라인 신설법인 신주인수 계약체결(위)과 현대백화점면세점 기자간담회(아래).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우선 지난 7월 신세계백화점은 강남 면세점 오픈을 앞두고 기자들을 초청해 투어 행사를 진행했다. 신세계는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입찰에서 업계 강자인 롯데와 신라를 물리치고 DF1과 DF5 모두 수주한 상황에서, 시내면세점도 본점에 이어 강남점까지 오픈해 매우 고무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현대백화점은 오전에 무역센터 면세점 11월 오픈 자료를 발표해, 롯데·신세계·현대를 엮은 '강남 면세점 대전' 기사가 다수 송출됐다. 

지난달 31일 현대백화점은, 1일 오픈하는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오픈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2016년 면세사업권을 취득하고 2년이란 시간동안 준비해 문을 연만큼 기대치가 높았다.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내년까지 5000억 매출을 달성하고 2020년 1조 매출이 목표"라고 밝혔다. 국내 대부분의 언론사가 참여한 이날 간담회에서 현대백화점은 홀로 주목을 받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신세계가 이날 1조투자 유치확정을 발표하며 언론의 주목은 분산된 것.

업계 관계자들은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한 번씩 주고받았다"는 평이다. 

신세계 백화점은 지난 6월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사업권 재입찰에서 면세업의 꽃인 향수, 화장품 품목을 차지하면서 기존 롯데·신라 양강 체제를, 롯데·신라·신세계 3강 체제로 바꾸는 쾌거를 이뤘다. 이를 통해 신세계는 점유율을 12.7%에서 18.7%로 대폭 올렸고, 강남점 오픈이 더해지면서 2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면세업계에서 약진하고 있는 신세계가, 새로 진입하는 현대백화점을 곱게 볼리가 없단 시각이 지배적이다. 향후 면세업계 1위를 노리는 신세계와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현대의 각축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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