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떼돈" vs "외국銀보단 낮아"... 실적 대박 난감한 은행
상태바
"이자장사 떼돈" vs "외국銀보단 낮아"... 실적 대박 난감한 은행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10.30 1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대 은행 올해 1~3분기 순이익 지난해보다 23% 급증
NIM 작년 대비 올랐지만, 3분기 들어서 상승세 둔화
글로벌은행 ROE 10.29%, 국내은행은 5.75%에 그쳐

시중은행들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웃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이 예금 금리는 올리지 않고 가산금리만 높여 '이자 장사'로 돈벌이를 한다는 눈총을 받고 있어서다. 하지만 은행업계에서는 해외은행과 비교하면 국내 은행의 수익성이 여전히 낮은데 과도하게 비판받는 면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IBK기업·농협 등 6대 은행의 올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9조7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순이익 7조9008억원을 훌쩍 넘었다. 작년 1~3분기 순이익에 비해 23.1% 가량 늘었다.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런 시중은행들의 실적 대박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데 있다. 은행들이 예금 금리는 묶고 불합리한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가계에 불필요한 대출 이자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거세다. 정부도 은행들의 과도한 가산금리 인상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은행권의 이익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손쉬운 이자 장사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면서 "자의적인 금리 인상으로 서민부담이 늘지 않도록 연체·가산금리 산정체계를 이른 시일 내에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해외 선진국 은행들과 비교하면 수익성은 크게 뒤처진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3~2017년 5개년간 글로벌 100대 은행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는 10.29%인 데 비해 국내 은행 ROE 평균은 5.75%에 그쳤다.

순이익 급증은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알 수 있다. NIM은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서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시중은행들의 NIM은 작년과 비교하면 올랐지만, 3분기 들어서는 상승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작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NIM이 1.71%로 변동이 없다가 3분기에 0.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신한은행은 3분기 NIM이 1.62%로 작년 4분기 보다는 0.04%p 올랐으나, 올해 2분기보다는 0.01%p 하락했다. 우리은행 3분기 NIM은 1.53%로 작년 4분기 보다는 0.06%p 올랐으나, 올해 2분기 보다 0.1%p 소폭 상승했다. KEB하나은행 3분기 NIM은 1.55%로 작년 4분기보다는 0.02%p 올랐으나, 올해 2분기보다는 0.02%p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늦어지면서 연간 NIM이 기대보다 미흡했다고 평가가 나온다. 김기환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금리가 상승하면서 저원가 예금 조달이 어렵고 운용 측면에서도 우량 여신 위주로 성장하다 보니 NIM 관리가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순이자마진 상승세가 둔화하는 등 수익의 질은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지만 해외 선진국 은행들과 견주면 부진했다"며 "은행업권도 비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