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심사 막바지... 비은행 M&A 행보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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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심사 막바지... 비은행 M&A 행보 촉각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10.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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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특허청에 비은행 계열사 상표 등록
가장 먼저 유안타증권 등 증권사 인수할 가능성 커
일부 금융사 직원들, 우리계열에 편입되길 기대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인가 심사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의 인수·합병(M&A)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보험업을 비롯해 비은행부문은 필수 조건인 만큼 비은행부문 금융사를 사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인수 업종으로 자산운용, 캐피탈, 부동산신탁, 증권, 보험 등을 눈여겨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우리은행은 특허청에 우리금융재보험·우리생명보험·우리손해보험·우리재보험·우리리츠운용·우리AMC·우리부동산신탁·우리자산관리·우리금융투자·우리리츠AMC·우리종금증권·우리금융에프앤아이·우리자산신탁 등 비은행 계열사의 상표 등록을 마친 상태다.

우리은행은 이달 또는 다음달 금융당국의 지주사 전환 인가가 떨어지면 12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지주사 전환을 확정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시 출자 여력이 대폭 확대돼 공격적인 인수합병이 가능해진다. 우리은행은 현재 은행법을 적용받아 자기자본의 20% 미만으로 출자할 수 있지만 지주사로 전환하면 자기자본의 130%(당국 권고 기준)까지 출자 여력이 확대된다.

2분기 말 기준 우리은행의 자기자본은 21조원이다. 총 출자한도 4조2000억원 중 이미 3조원 이상 출자가 진행돼 추가 출자여력은 7000억~1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후에는 최대 6조~8조 규모로 출자여력이 늘어날 수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지주사 전환 추진 계획을 알리며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 등을 시작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은행이 증권사를 가장 먼저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서 DGB금융지주와 경쟁한 바 있고, 이후 유안타증권 인수를 검토했다가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인수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장에선 유안타증권과 교보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는 물론 자기자본이 큰 삼성증권까지 거론된다.

이처럼 우리은행이 증권업 진출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의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우리종금을 금융사로 전환한 이후 다른 증권사를 인수해 합병한다는 시나리오다. 우리종금은 지난 8월 인가 없이 외환·장외파생 관련 영업행위를 해 금융감독원의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으나, 경징계를 받은 만큼 금융투자업 인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증권사 전환에 문제가 없다.

보험도 우리은행이 눈여겨 보는 비은행부문 중 하나다. 동양생명·ABL생명·KDB생명·롯데손해보험·MG손해보험 등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지분 정리 문제 때문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캐피탈·손해보험·카드 등)도 우리은행의 M&A 대상으로 거론된다. 롯데그룹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주사 전환일로부터 2년 이내인 내년 10월까지 롯데캐피탈, 롯데카드를 비롯해 12개 금융 계열사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일부 금융사들은 우리계열로 편입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에 속한 하급 직원들은 안정적인 은행수익을 전제로 하고 있는 금융지주로 편입되면 임금이나 복지가 좋아질 것을 기대한다"며 "다만 상급 직원들은 정리해고 걱정에 빨리 결론이 나길 바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과거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당시 연차가 높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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