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갑질 제재 0.4% 뿐... 공정위 편파조사 감시할 것"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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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갑질 제재 0.4% 뿐... 공정위 편파조사 감시할 것"공정위 前서기관 출신, '공정거래회복운동본부' 이상협 사무처장
“동반위 상생 프로그램은 ‘대기업 면죄부 제도’ 폐지해야”
“현대차 약정CR은 위법... 입찰 '최저가'에서 '평균'으로 바꿔야”
이상협 공정본부 사무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공정거래회복국민운동본부 '창립총회 및 개소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기업에 갑질을 당하고, 공정거래위원회 편파 조사에 또 당하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을’(乙)들이 하나로 뭉쳤다. ‘을’들의 모임인 공정거래회복국민운동본부(공정본부)는 1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대기업 갑질과 공정위의 불공정 조사를 견제하겠다는 목표를 세상에 알렸다. 

이들이 뭉쳐 공정본부를 발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죽는 것보다 억울한 '한'이 있었지만 이 '한'을 어느 누구보다 잘 헤아릴 수 있는 인물들이 공정본부에 포진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 한명이 바로 이상협 사무처장이다. 이 사무처장은 공정위에서 근무했다. 대기업 갑질 사건만 수백건을 다뤘다. 대기업 갑질과 공정위 불공정 조사를 파악하는 것 만큼은 최고라 할 수 있다. 17일 창립총회에서 이 사무처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사무처장은 공정본부 창립 이유에 대해 “‘대기업 갑질’과 ‘공정위 불공정 조사’를 견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굳이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대기업 갑질 방지”가 1순위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갑질을 견제하면 공정위 편파 조사도 자연스럽게 도태된다는 것이다.

이 사무처장은 공정위와 동반성장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동반성장프로그램’부터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동반성장프로그램에서 '우수', '최우수' 상을 받는 대기업은 날로 늘고 있다. 2013년 50개사, 2014년 56개사, 2015년 66개사, 2016년 75개사, 2017년 90개사로 4년 사이 2배 가깝게 늘었다. 문제는 '우수', '최우수'상을 받으면 ‘공정위 직권조사’를 1~2년간 면제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 사무처장은 “현대자동차의 경우 약정CR, 각종 갑질 문제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음에도 동반성장 상을 계속 받아왔다. 상을 받으니 ‘공정위의 직권조사’를 받지 않는 혜택을 얻게 됐다. 그렇다면 현대자동차는 정말로 하청업체와 상생을 했을까. 아니다. 얼마전 정의당 갑질대회에서 현대차 하청업체들은 여러 억울함을 호소했다. 태광공업은 현대차 때문에 회사를 날렸고, 가진테크 사장은 자살을 했다. 현대차의 하도급횡포가 심하다는 것은 업계에서 일반적 인식인데도 계속 '최우수' 상을 받았다. 설명이 안되는 '현실'과 '상'의 괴리다. 동반성장 프로그램은 대기업에 면죄부를 제도로 변질됐다. 폐지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약정CR이란 현대차 및 1차벤더 등의 부품경쟁입찰에서 최저가낙찰로 선정된 하도급업체가 이후 약 3년에 걸쳐 단가를 인하하는 것을 말한다. 입찰서에 단가인하를 사전에 약정했다고 해 ‘약정 CR’이라 부른다.

이 사무처장은 "현대차의 갑질은 대부분 '약정CR'에서 발생한다"며 "입찰 방식을 최저가에서 '평균가'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사무처장은 “현대차와 하청업체에 대입하면 하청업체는 현대차만을 위해 부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독과점이면서도 노예처럼 잡혀있게 된다. 현대차 1차벤더들은 현대차와의 거래에서 본 손실을 벤츠 등 외국업체와의 거래에서 만회한다. 하지만 2차 벤더들은 만회할 여력도 없다. 약정CR로 계속 이윤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러다 도산하게 된다”며 “부당결정을 원사업자로부터 강요를 당하더라도 하도급사업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공정거래법도 거래상 지위여부의 핵심요소로 ‘거래처 전환가능성’을 꼽고 있다. 이 ‘전환’이 용이하지 않으면 거래상지위를 인정한다. 그리고 이 지위에서 부당한 행위를 하면 ‘불공정행위’로 인정하고 있다” 설명했다.

이 사무처장은 최근 발표된 공정위의 ‘대기업 조사 제재비율’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공정위의 직권조사 면제대상 기업의 최근 5년간 신고사건 처리현황에 따르면 실질적 제재비율은 ‘0.4%’다. 총 243건 중에서 주의촉구(경고보다 낮은 단계) 1건, 경고 5건 및 시정명령 1건이다. 나머지 236건은 전부 ‘무혐의’, ‘심의종료’다. 법위반 제재비율로 환산하면 ‘2.9%’이고, 경고 등 사실상 제재로 보기 어려운 것을제외하면 실질적 제재비율은 ‘0.4%’다.

‘어느 조직 마다 청백리 같은 사람 있기 마련인데, 이 정도 수치면 국민 눈높이에서 말단 공무원들까지 썩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사무처장은 “나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정도일지는 나도 솔직히 상상도 못했다. 국민 눈높이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수치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런 수치가 혹시 퇴직 후 대기업 이직을 기대하는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며 “공정본부가 창립한 이유도 바로 이런 부분을 바로잡기 위함이다. 우리를 통해 공정위의 편파 조사가 견제되고, 대기업 갑질이 없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규호 기자  jkh@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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