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 식구 싸고 돈 삼성카드... 이마트·신세계百에 마케팅비 '몰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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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 식구 싸고 돈 삼성카드... 이마트·신세계百에 마케팅비 '몰빵'
  • 오창균, 김흥수 기자
  • 승인 2018.10.1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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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마케팅비 해부②] 삼성, 대형가맹점 마케팅비 4,019억원
凡삼성家 혜택 집중... 수수료 수입 대부분을 마케팅 명목으로 제공
성일종 의원 "마케팅비 못줄이는 카드사 과당경쟁 구조 개선해야"

최근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제살깎기식 출혈경쟁과 과도한 마케팅 활동을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시장경제가 국내 주요 카드사들의 최근 3년 간 마케팅 비용 현황 자료를 단독 입수했다. 본지가 15일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2016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재벌 계열사를 비롯한 대형가맹점에 제공한 마케팅 비용은 총 2조8,949억7,900만원에 육박했다. 일반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을 왜 금융당국이 강하게 문제 삼은 것인지 배경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3일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을 지적하면서 "제살깎기식 외형경쟁으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과도한 마케팅 활동의 자제를 유도하고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대응해 카드사의 수익성·건전성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의 대부분이 기본 부가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과당경쟁을 막고 소비자보호를 위해선 부가서비스 축소보다 일회성 마케팅을 먼저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년 행사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는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삼성카드

국내 2위 카드사이자 카드업계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는 최근 3년 간 2조5,087억9,100만원을 마케팅비로 사용했다. 이 중 재벌 계열사를 포함해 대형가맹점에 제공한 마케팅 비용은 4,019억5,3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삼성카드는 대형가맹점 중 범(凡) 삼성가(家)로 꼽히는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혜택을 집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여동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삼성카드는 이마트와 신세계 백화점에서 거둔 수수료 수입의 90% 이상을 마케팅 비용으로 다시 지출했다.

2016년 삼성카드는 이마트에서 367억8,500만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고, 마케팅 비용으로 334억4,100만원을 제공했다. 수수료 수입의 91%를 마케팅비로 지출한 것으로 수익이 9%에 불과한 셈이다. 이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수수료 수입 대비 마케팅 비용 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신세계 백화점에 대한 마케팅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수수료 수입은 255억700만원, 마케팅 비용은 265억3,000만원으로 수수료 수입 대비 마케팅 비용 비율은 104%였다. 사실상의 적자였다. 반면 삼성카드는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에서 2배에 가까운 수익을 남겼다.

2017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이마트에서 401억2,900만원의 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그리고 수수료 수입의 90%인 360억6,100만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할애했다. 신세계 백화점에 대해서는 수수료 수입 304억1,800만원보다 7% 많은 324억1,600만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했다.

삼성카드 최근 3년간 가맹점수수료 및 마케팅 비용 현황 ⓒ성일종 의원실 제공

올해 들어서는 마케팅 비용 지출이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2018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삼성카드가 이마트를 상대로 얻은 카드수수료 수입은 196억2,900만원, 마케팅 비용은 191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마케팅 비용이 수익의 97%에 이르는 무수익 구조인 셈이다.

신세계 백화점에서는 3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삼성카드는 올해 상반기 신세계 백화점에서 147억9,100만원의 수익을 올린 반면 마케팅 비용은 174억4,900만원을 제공했다. 수수료 수입 대비 마케팅 비용은 무려 118%, 적자폭은 26억5,800만원에 달했다.

삼성카드 측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현대나 롯데의 경우는 각각의 계열사인 카드사와 관계가 있다보니 우리는 신세계 측과 주요 제휴계약을 맺고 활동하고 있고, 제휴와 실적에 따라 할인·포인트가 많이 적용되는 만큼 신세계 측에 상당한 마케팅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성일종 의원은 "금융당국은 적자라면서 마케팅 비용을 줄이지 못하는 카드사들의 과당경쟁 구조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하고, 대형가맹점에 치우친 마케팅 비용을 적격비용으로 인정해 소상공인에 대한 수수료율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 과다지출 문제와 관련해 "영업전략면에서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에 대해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를 제고할 여지가 있어 다음달까지 카드수수료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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