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보험 시장 노리는 한화손보, 업계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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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문보험 시장 노리는 한화손보, 업계는 '글쎄'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10.1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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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가 자동차보험 시장 독점
교보 온라인생보사도 6년째 적자
사진=한화손보

업계 6위 자리에 있는 한화손해보험이 인터넷 전문보험사 설립에 나서면서 보험업계 판도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자회사로 인터넷전문보험사를 출범하기로 결정하고 금융위원회에 인터넷 전문보험사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예비인가 신청을 받으면 2~3개월 심사를 거친 후 실사와 본인가 절차를 밟는 만큼 내년 상반기에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손보는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앱인 'T맵'의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자동차보험, 휴대전화 보상보험 등의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SKT의 내비게이션 'T맵'은 이용자가 1000만명에 달한다. 금융당국 규제 완화로 SKT의 오픈마켓 11번가에서 단기·소액보험 상품 판매도 가능해졌다. 또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으로 자동차보험 시장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손보는 2009년 제일화재와 통합한 후  9년째 '중소 손보사'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화손보의 원수보험료는 2조785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6.3% 증가했다. 한화손보의 상반기 점유율(10개 일반손보사 기준)도 7.3%에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한화손보가 2009년 제일화재와 합병할 당시 점유율이 6.9%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합병 이후 2014~2015년엔 점유율이 6.5%로 떨어졌다가 지난해에서야 7%를 넘어섰다.

업계 5위인 메리츠화재의 점유율은 지난해 8.6%에서 올 상반기 9.1%로 두 자릿수를 앞두며 한화손보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손보 인터넷보험사 설립을 두고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지만, '대형사 과점 구도를 깨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인터넷보험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인터넷보험은 판매수수료와 인건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온라인 광고·마케팅 지출이 많다. 다루는 상품도 소액·단기보험 위주여서 수익성이 설계사나 텔레마케팅 채널보다 낮아 당장 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손해보험사 중 인터넷 전문보험사는 한화손보가 처음이다. 현재 인터넷 전문보험사는 교보생명 자회사인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있다. 2013년 말 인터넷 전문보험사로 나선 교보라이프플래닛이 6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한화손보의 인터넷보험 시장 진출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 자동차회사와의 시너지가 기대되지만, 자동차보험 시장에선 삼성화재 등 대형사가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어 시장 판도를 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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