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상생협력기금' 곳간 텅텅... 농협중앙회 한푼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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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상생협력기금' 곳간 텅텅... 농협중앙회 한푼도 안내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10.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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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성목표 1,000억원 대비 166억원 조성에 그쳐
농어업 대표 격인 농협·수협중앙회는 출연실적 전무
지역 형평 지원도 지켜지지 않아... 특정지역 집중 지원
ⓒ시장경제 DB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조성이 목표에 비해 현저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1,000억원씩 조성해야 목표치에 도달하지만 작년 309억원에 이어 올해도 166억원에 그치고 있어 실적은 23.8%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농어민 대표단체인 농협·수협중앙회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지난 2년 동안 농어촌상생협력기금에 등을 돌려왔다. 2년 간 민간기업의 기금 출연액은 7억원가량으로 전체의 1.6%에 불과했다.

앞서 지난 2015년 11월 한·중 FTA 비준동의를 앞두고 여야정은 농어촌상행협력기금 조성에 합의했다. FTA로 피해를 입는 농어촌 지원을 위해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농협·수협 등의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매년 1,000억원씩 총 1조원을 조성한다는 것이었다.

기업들의 외면은 처음부터 예상됐었다. 현행 법에 의무조항이 없고 유인책도 없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까지 9,030억원이 출연된 대중소기업협력기금의 경우 대기업 출연금이 6,996억원으로 대기업 출연률은 77.4%에 달한다. 박완주 의원은 이러한 차이는 두 기금의 인센티브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중소기업협력기금 출연시 동반성장 지수 가점을 최대 1.5점까지 부여하고 동반성장 지수 평가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 공정위 직권조사 면제(1~2년) 등의 인센티브를 주지만, 농어촌상생기금의 경우 부처 간 협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농협·수협중앙회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완주 의원에 따르면 농협·수협중앙회의 경우 상생기금 운영위원회에 농어업계 대표로 참여하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단 한번도 중앙회 차원에서 기금 출연을 하지 않았다. 올해 농협 자회사인 농협케미칼이 1,000만원, 농협물류가 2,000만원을 출연했지만 사실상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기금의 지원도 특정지역에 편중돼 있다. 기금을 맡고 있는 대·중소기업 농어업협력재단(이하 재단)은 조성된 기금을 현재까지 51개 사업에 219억원가량을 지원했는데, A기초단체에만 18개 사업 74억원을 몰아줬다. 전국 대상사업인 11개 사업(지원액 113억원)보다 많은 사업에 지원된 것이다.

현행법에서는 재단이 상생기금을 지역 간 형평을 고려해 사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같은 법 다른 조항에서는 출연하는 자가 그 용도와 사업을 지정해 출연할 경우 재단은 지정 용도와 사업에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완주 의원은 "기금의 초라한 실적은 이미 예견됐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으로 특단의 유인책을 시급히 마련함과 동시에 기금 지원 또한 지역간 형평성이 고려될 수 있는 제도적 보완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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