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난 '有병력자 실손보험'... 반년 만에 11만건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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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난 '有병력자 실손보험'... 반년 만에 11만건 '불티'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10.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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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성 보험 이례적인 성공... 손보사 이어 생보사도 출시
양산부산대병원 스마트헬스케어센터 의료진이 원격의료를 실시하고 있다(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보건복지부

질병이 있는 중장년층에게도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한 '유병자 실손보험'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의 '상반기 개인 실손의료보험 현황'에 따르면 유병자 실손보험은 출시 반년 만에 11만건이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실손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질병·상해로 입원하거나 통원 치료를 받는 경우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보험회사가 보상해주는 대표적인 보장성 보험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와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급여 항목 중 가입자 본인 부담액을 지급해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2명꼴(작년 기준 (3419만건)로 실손보험을 들고 있다.

유병자 실손보험은 정부가 실손보험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취지로 보험업계와 1년간의 협의를 거쳐 공동으로 만든 정책성 보험이다. 실패한 전력이 많은 정책성 보험인 것을 감안하면 유병자 실손보험은 선방한 셈이다. 정책성 보험인 4대악 보상보험, 자전거 보험, 곰두리 보험, 녹색자동차 보험, 메르스 안심 보험 등은 모두 흥행하지 못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4대악 보험은 판매 1년이 넘도록 한 건도 팔리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정책성 보험이 흥행하자 손해보험사만 팔던 유병자 실손보험 상품을 생명보험사들도 내놓기 시작했다. 올해 4월 7개 손해보험사가 첫 선을 보인데 이어 3개월여만에 삼성·한화·NH농협생명 등 3개 생보사에서도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 일반 손실과 비교해 가입 기준을 낮췄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가입 심사 항목을 기존 18개에서 6개로 대폭 줄이고, 암을 제외한 모든 질병의 최근 2년간 치료 이력만 심사해 병력이 없다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심사 항목에서 단순 투약도 제외했다. 만성 질환으로 약을 먹고 있더라도 2년간 입원.수술한 이력만 없으면 가입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고혈압 당뇨 심근경색 백혈병 등 10대 질병 이력이 있을 경우 가입 심사를 통과할 수 없었던 일반 손실과 달리, 유병자 실손보험은 암을 제외한 여타 10대 질병 전부를 심사 항목에서 뺐다.

유병력자 실손보험 상품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질병을 앓은 고위험군을 가입 대상으로 삼는 만큼 보험료와 자기부담률이 일반 실손에 견줘 더 높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또 약값, 비급여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비용은 보장받지 못한다.

이런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병력이 있어 실손보험 가입 승인단계에서 거절 당하기 일쑤였던 소비자들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유병력자 실손보험 상품에 가입한 A씨는 "과거 병력으로 실손보험 가입이 어려웠다"면서 "보험료는 높지만 치료비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가입했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손해율 위험이 크기 때문에 수익을 올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가입자가 건강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계약자에게 받는 보험료보다 앞으로 지급해야할 보험금이 더 많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1월~6월) 개인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이 122.9%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포인트 하락했지만 사실상 수지 적자가 난 상태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낸 돈보다 보험금으로 타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때문에 향후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병력자 손해보험은 아직 판매 초기 단계여서 손해율을 따지기에는 시기상조다. 손해율은 적어도 1년은 지나봐야 할 수 있다"면서 "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상품이므로 초기에 손해 관리를 통해 상품을 업데이트해서 공급할 수 있도록 보험사와 감독당국이 같이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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