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한카드 '배보다 배꼽'... LG유플에 번 것보다 2배 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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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한카드 '배보다 배꼽'... LG유플에 번 것보다 2배 더 썼다
  • 오창균, 김흥수 기자
  • 승인 2018.10.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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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마케팅비 해부①] 신한, 대형가맹점 마케팅비 7,732억
일부 가맹점, 수수료 수입보다 마케팅 비용이 큰 기형적 구조
올해 'KT·SKT-신세계백화점'에도 수수료 수입보다 마케팅비 더 지출
성일종 의원 "高마케팅비 점검하고 소상공인 수수료 재조정해야"
ⓒ시장경제 DB

최근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제살깎기식 출혈경쟁과 과도한 마케팅 활동을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시장경제가 국내 주요 카드사들의 최근 3년 간 마케팅 비용 현황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본지가 12일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2016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재벌 계열사를 비롯한 대형가맹점에 제공한 마케팅 비용은 총 2조8,949억7,900만원에 육박했다. 

일반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을 왜 금융당국이 강하게 문제 삼은 것인지 배경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3일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을 지적하면서 "제살깎기식 외형경쟁으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과도한 마케팅 활동의 자제를 유도하고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대응해 카드사의 수익성·건전성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의 대부분이 기본 부가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과당경쟁을 막고 소비자보호를 위해선 부가서비스 축소보다 일회성 마케팅을 먼저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3년 간 신한카드 대형가맹점 마케팅 비용 현황. ⓒ성일종 의원실

#. 업계 1위 신한카드, 대형가맹점 마케팅 비용은 7,732억원

마케팅 비용이 가장 많은 곳은 역시 업계 1위인 신한카드였다. 신한카드는 최근 3년 간 7,732억1,100만원을 대형가맹점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했다. 

특히 신한카드는 일부 대형가맹점에서 카드수수료 수입보다 2배 이상 많은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는 배보다 배꼽이 큰 기형적 고비용 구조를 뜻한다. 

신한카드는 2016년 통신사 3개사로부터 신용카드 수수료 수입 823억8,900만원, 체크카드 수수료 수입 48억2,200만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은 카드수수료 수입을 합산한 872억1,100만원보다 115%(133억4,500만원) 많은 1,005억5,600만원을 사용했다.

특히 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에 대한 카드 수수료 수입은 300억8,600만원이었지만, 마케팅 비용은 이를 대폭 상회하는 523억2,100만원에 달했다. 

2017년과 2018년에 들어서는 마케팅 비용이 더욱 늘어났다.

2017년 신한카드는 LG유플러스에서 카드수수료 수입 338억8,200만원을 거뒀지만, 마케팅 비용은 2배가 넘는 704억900만원을 사용했다. 2018년 상반기에는 카드수수료 수입이 162억5,100만원이었고 마케팅 비용은 372억1,700만원을 지출했다. 상반기 추세대로라면 하반기까지 2018년도 마케팅 비용은 전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신한카드는 2016년 대형마트(주요 3개사)에서 수수료 수입 대비 마케팅 비용 105%를 사용했다. 2017년에는 통신사 KT, 2018년 상반기에는 통신사 KT·SKT, 신세계 백화점에 카드수수료 수입보다 많은 마케팅 비용을 제공했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통신사 마케팅 비용의 경우 모든 카드사들이 전월 실적에 따라 할인이나 포인트를 더해주는 제휴 상품을 출시하고 있어 수수료 수입과 마케팅 비용이 대응된다고 할 수는 없고, LG유플러스의 경우 특출나게 마케팅 비용이 많은 것은 신한카드가 LG카드의 전신이기 때문에 연관 상품이 많은 등 현재까지도 끈끈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영향이 있다"고 해명했다. 

신한금융지주는 11년 전인 2007년, LG카드를 100% 자회사로 만들면서 LG카드의 상장을 폐지한 뒤 상호를 (주)신한카드로 변경했다.

#. 성일종 "카드사 대형가맹점 高마케팅비 전체적으로 점검해야"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대형가맹점 수수료 수입과 마케팅 비용의 상관관계를 바라보는 소상공인들의 눈살은 따갑기만 하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는 자영업자들의 애로 사항 1순위인 고매출·저수익 구조와 대비되는 것으로 대기업에게 퍼준 마케팅 비용을 소상공인들에게 카드수수료로 전가하는 꼴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많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영세 가맹점과 차별하며 대형가맹점에 무차별적인 마케팅 공세와 일방적인 퍼주기로 일관하고 소상공인들에게는 수익을 보전하려는 카드사의 행태가 근본적 문제"라고 덧붙였다.

성일종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소상공인들은 카드수수료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데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수수료가 높은 원인이 재벌 계열사를 비롯한 대형가맹점 마케팅 비용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신용카드시장 정상화와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카드사들의 대형가맹점 고(高) 마케팅 비용을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소상공인들을 둘러싼 카드수수료 조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종구 위원장은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상임위원들의 지적에 대해 "다음달까지 신용카드 수수료 종합대책을 내놓기 위해 적격비용 산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번 대책을 마련할 때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구조 개선에 역점을 두겠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도 신용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에 대해 마케팅 비용을 상당히 쓰고 있는 상황으로 카드수수료 체계는 제고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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