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2금융권 '중금리대출'... "저신용자 대출절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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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풀린 2금융권 '중금리대출'... "저신용자 대출절벽 우려"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10.0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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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중금리대출 재개... 가계대출 총량규제 대상서 제외

그동안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판매가 제한됐던 제2금융권 중금리대출이 이달부터 재개되면서 카드사와 저축은행들이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중금리대출은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뒤 고금리 대출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옮겨가는 악순환을 해소하기 위한 상품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10월부터 저축은행 등이 자체 개발한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서민 금리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에서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는 가계대출의 급격한 증가를 막기 위해 금융사들이 가계대출 규모를 전년 대비 일정 비율 이상 늘리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를 2022년까지 7조원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고금리대출을 줄이고 중금리대출 확대에 초점을 맞춰 상품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최근 금리가 연 5.9~19.9%인 'KB국민 중금리론'을 선보였다. 기존 대출 상품인 '이지론플러스'는 최고금리가 23.5%인 고금리 상품이었으나, 4%포인트 정도 낮춘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가중평균 금리는 연 16.5% 이하, 최고금리는 연 20% 미만으로 내렸다.

우리카드는 대출 금리가 연 4.7~19.7%인 '올인원대출'을 출시했다. 우리카드의 기존 대출 상품은 최고금리가 23.9% 수준이었다. 롯데카드와 삼성카드도 지난 7월부터 대출 상품 최고금리를 19.9%로 내린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놨다.

대다수 카드사들이 7~10등급 저신용자들에 대한 금리를 20~21%대로 책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연 20% 초과 대출에 대해 '약탈적 대출'로 규정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다.금융당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 압박에 카드업계가 중금리대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저축은행업계도 중금리대출 확대에 초점을 맞춰 상품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SBI사이다'를 비롯해 'SBI중금리바빌론', 'U스마일DC론' 등 중금리 상품군을 앞세워 중금리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OK저축은행도 지난 7월 출시한 중금리대출 'OK히어로'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울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신용자들의 대출절벽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이 자체 개발한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면 통계상으로는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2금융권에서조차 거절당한 저신용자의 수요가 결국 대부업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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