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보 사업, 계속 해? 말어?'... 셈법 복잡한 보험사들
상태바
'주담보 사업, 계속 해? 말어?'... 셈법 복잡한 보험사들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09.17 1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보사, 은행권 문턱 못넘는 고객 공략
손보사, 주담대 사업 축소·철수 검토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두고 관련 사업을 계속 가져가야 할지 철수해야 할지 엇갈린 고민에 빠졌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담대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들은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한 고객들을 공략하는 반면 일부 손해보험사들은 관련 사업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동안 보험사들은 가계대출 증가의 우회 통로가 됐다. 주담대는 은행에 비하면 규모가 미미하지만 전체 취급 규모가 약관대출 금액을 넘어서는 쏠쏠한 수입원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회사의 가계 대상 주택담보 대출채권은 지난해 상반기 44조4000억원에 이어 올해 6월 말 기준 45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생보사들은 금리 인하 등의 파격 영업으로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차주들을 공략해 주담대를 늘려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도 높은 부동산 대출 관련 규제가 적용됐지만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지난해 3월 가계 대상 주담대 채권 금액이 15조2000억원을 기록한 후 올해 3월 말에는 16조6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때문에 생보사들이 주담대 사업을 중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출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따를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당국이 4등급 이하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도 대출을 해주는 등 보험사에 몰리는 풍선효과 차단을 강하게 주문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의 한 방법으로 주담대를 할 수 있는 생보사와 다르게 일부 손보사들은 주담대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외부 법인을 통해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중소형 손보사의 경우 주담대 사업을 일찍 접을수록 유리하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와 동부화재는 주담대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보험사의 수익 악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