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장기실업자' 70만명 육박... 세금땜방 대책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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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장기실업자' 70만명 육박... 세금땜방 대책 언제까지?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8.09.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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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실업자는 49만2000명으로 1년 전 대비 25% 상승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IMF 외환위기 이후 19년 만에 최대
김동연 경제부총리

고졸 실업율과 6개월 장기 실업자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세금으로 경기를 진작시키는 ‘소득주도론’ 실험을 펼치고 있지만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더욱 거세게 제기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나라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고등학생들이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경기침체로 뛰어들지 못하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졸 실업자는 49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9000명(25.2%) 증가했다. 고졸 실업율은 다른 학력자들에 비해 유독 심했다. 중졸 이하 실업자는 지난달 13만명으로 1년 전보다 1만3000명(10.9%) 늘었다. 대졸 이상 실업자는 51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2000명(4.5%) 증가했다. 이들의 실업률은 3.9%로 1년 전과 같았다. 중졸, 대졸을 합쳐도 고졸 실업률을 앞서지는 못할 정도로 심한 상황이다.

고졸 학력에서 실업률이 유독 높은 이유는 최저임금 역대급 인상과 그로 인한 건설업 위축과 제조업 침체 악순환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관리자는 7만명 늘었고,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도 9만9000명 늘었다. 사무종사자도 6만6000명 늘었다. 그런데 고졸이 많이 분포돼 있는 기능원 및 관련 기능종사자에서 3만3000명 감소했고, 장치ㆍ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에서 무려 12만명이 줄었다. 단순노무종사자도 5만명 감소했다. 판매종사자에서도 8만4000명 줄어 저학력·저임금 비중이 높은 직군에서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

고졸 외에도 실업율이 심각한 곳이 또 있다. 바로 장기 실업자들이다. 지난달 '장기 실업자' 수는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인 18만5천 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활동을 중단한 구직단념자도 3개월째 50만 명을 넘었다.

국가통계포털 KOSIS에 따르면 올해 1~7월 동안 구직기간이 6개월을 넘는 ‘장기실업자’의 수는 평균적으로 14만4000명에 달했다. 1월 14만8000명, 2월 15만4000명을 기록한데 이어 7월에도 14만명으로 상당히 많았다.

1년 단위로 보면 최근 관측된 실업의 장기화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쉽게 알 수 있다. 통계청이 해당 자료를 처음 공개한 2000년에는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가 13만8,000명이었다. 1997년부터 한국경제를 강타한 IMF 금융위기의 영향이다. 이후 경제가 안정세를 찾으면서 장기실업자의 수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2006년에 9만5,000명으로 낮아진 후 줄곧 7~8만명 사이를 유지했다.

변화가 나타난 것은 2015년부터다. 14년 7만1,000명이었던 장기실업자의 수는 15년 9만8,000명으로 늘어났으며 16년에는 13만3,000명으로 껑충 뛰었다. 당시 수출이 감소하면서 경제성장률이 2.8%대로 떨어지고, 민간소비도 침체됐던 영향이다. 올해 역시 고용시장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장기실업자 수도 예년보다 더 늘어났다.

구직기간이 1년을 넘는 ‘초장기실업자’ 역시 1만6,000명(1~7월 평균)으로 지난 2002년 이래 가장 많았다. 지난 2010~2013년의 초장기실업자 평균(1년 기준)은 3,000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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