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차례상 20~30만원?... 현실과 너무 다른 정부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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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차례상 20~30만원?... 현실과 너무 다른 정부조사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8.09.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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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20만~30만원은 ‘차례상’ 기준, 현실은 “누가 차례상만 계산하나”
지역별, 날씨별, 구입장소별, 구입방식별로 '천차만별'
사진=동원홈푸드

최근 정부와 민간 기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통시장에서 23만2000원, 마트에서 32만9000원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최근 추석 차례상 예상 비용을 발표를 했다. 전통시장에서 구매하면 23만2370원, 마트에서 32만9081원(9월6일 1차 발표 기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전통시장 21만 8,889원, 마트 30만3,596원이었다. 올해 각각 1만 3,481원, 2만 5,485원 올랐다.

올해 차례상 비용이 상승한 이유에 대해 aT는 폭염과 국지적 호우 등 급격한 날씨 변화에 따른 과일, 야채 생산력 감소와 그에 따른 가격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정말 20만~30만원 대면 추석 차례상을 차릴 수 있을까.

먼저 차례상 구입비용 조사 방법을 살펴보자. aT의 추석 차례상 기준은 2개의 민관 연구기관 기준을 인용하고 있다. 바로 ‘성균관석전대제보존회’와 ‘한국전통음식연구소’다. 이 두 곳은 한상 차림에 들어가는 품목으로 송편, 3가지 적류, 3가지 탕류, 3가지 나물류, 과일류, 과자류, 생선 등을 정하고 있다.

여기에 이런 음식에 들어가는 원재료로 쌀, 소고기, 조기 외에도 30개 품목을 추가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재료 가격을 전통시장과 마트업체에서 조사한다. 전통시장은 전국 18곳, 마트는 27곳에서 가격을 평균가로 계산한다.

전통시장과 마트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서울 경동시장, 부산 부전시장, 대구 동구시장,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하나로클럽, 메가마트 등 곳으로 정했다.

과일과 야채가격은 신선도에 따라, 날씨 변화에 따라, 물류 상황에 따라 큰 변화를 겪기 때문에 aT의 추석 차례상 견적은 추석 3주, 2주, 1주 전 총 3차례에 걸쳐 발표한다.

aT가 나름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적지 않은 국민들이 이 평균 차례상 가격에 의문을 품고 있다. 실제 차례상 비용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친척들이 한 집에 모이는 ‘큰 집’에서는 20만~30만원 보다 비용이 더 들고, 큰 집에 가는 친척들 비용은 이 보다 적다는 것이다. 여기에 결혼 유무, 자녀 수 등에 따라 추석 차례상 비용은 또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친척들을 모시는 정현채 씨는 “우리집에 다녀가는 친척만 20명이 넘는다. 이들한테 각 끼씩만 제공하더라도 가격은 50만원이 넘어간다. 20만~30만원은 현실하고 너무 안 맞는 금액이다”고 말했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aT가 발표한 자료는 ‘추석 차례상 비용’이다. 친척들의 끼니를 챙겨야 하는 집안에서는 20만~30만원대가 현실과 맞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aT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g단위로 정해져 있다. 이를 테면 다시마 30g, 깨 5g 등 이런 식이다. 하지만 마트는 물론 전통시장에서도 이렇게 구매할 수는 없다. 계란도 10개로 책정했지만 대부분 30개짜리 한 판을 구입한다.

과일도 세트를 사냐 아니면 단일 품목으로 사느냐, 시장은 전통시장을 가느냐 또는 도매시장을 가느냐에 따라 또 달라진다.

여기에 전국 팔도 지역에 따라 차례상이 달라지는 것도 비용을 다르게 만든다.

이를 테면 경상도는 돔베기를 차례상에 올린다. 돔베기는 상어고기로 매우 고가다. 반대로 충청도는 닭을 통째로 삶고, 그 위에 달걀지단을 얹은 음식을 올린다. 전라도는 홍어, 병어 등 각종 생선을 올리는데, 홍어는 차례상 비용 중 가장 비싼 재료다.

이렇게 천차만별인 차례상 비용을 aT는 정확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추석이 돌아오는 3주전, 2주전, 1주전처럼 차수에 따라 발표하고 있다.

aT 이기우 수급이사는 “aT는 추석을 앞두고 가계의 알뜰소비를 돕기 위해 이달 13일과 20일 두 차례 더 추석 성수품 구입비용과 선물세트 가격 등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온·오프라인 할인판매 행사가 다양하게 계획되어 있으니, 어려운 기상여건 속에서 수확한 우리 농산물을 많이 활용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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