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회장 "부동산으로 돈버는 나라에선 혁신기업 못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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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회장 "부동산으로 돈버는 나라에선 혁신기업 못 큰다"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09.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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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
GM 신설법인 추진에 제동 "가처분 신청 법원 제출"

"부동산으로 돈 버는 나라에서는 혁신·창업 기업이 안 된다. 최근 부동산 '광풍'을 보면서 우리 경제가 큰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 회장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제일 흔한 건 돈과 청년이다. 부동 자금이 1000조원인데, 그게 다 부동산에서 번 돈이다. 부동산에서 번 돈은 부동산으로 가지 혁신·창업 기업으로 안 간다"며 "부동산으로 돈 버는 나라에서는 혁신·창업 기업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어 "'강남에 가서 부동산으로 돈 번 사모님들 벤처펀드를 1조원 만들면 큰 상을 주겠다'는 말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했다"며 "그 정도로 대기업·수출 위주의 경제에서 혁신·창업·중소기업 위주의 경제로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GM의 신설법인 추진에는 제동을 걸었다. 이 회장은 "신설법인을 설립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GM은 지난 7월 20일 한국GM 부평공장에 약 5000만달러를 신규 투자하고, 연말까지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전담할 신설법인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GM 측에 신설법인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자료 공개를 요청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구체적 내용이 밝혀져야 찬성할지 반대할지 정하겠지만, (GM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기본협약에 위배돼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 노조는 신설법인을 두고 "장기적으로 생산공장을 폐쇄 또는 매각하려는 꼼수"라며 비난했다.

올해 초 매각이 무산된 대우건설과 관련해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향후 2~3년 동안 대우건설을 정상화한 후 매각에 나설 것"이라며 "남북경제협력이 가시화하면 대우건설의 유용성이 굉장히 커질 만큼 매각에 실패했던 가격의 두 배는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초 대우건설을 호반건설에 매각하려 했으나, 해외사업장에서 3000억원이 넘는 추가 부실이 드러나며 매각이 무산됐다.

이 회장은 산은의 신산업 육성 계획과 관련해서 "정부와 호흡을 맞추며 성장지원펀드를 조성하는 등 강력 추진하고 있다"며 "기업 육성은 1~2년 내 결과를 확인하기는 어려운 만큼 임기 내 빛을 못 보더라도 다음 또는 그 다음 회장 임기 때 성공할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남북 경협에 대해서 "남북 경협은 리스크도 큰 만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시중은행은 물론 외국 금융기관과 국제 금융기구도 협심해야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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