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AI가 금융약관 심사하는 '섭테크'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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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감원장 "AI가 금융약관 심사하는 '섭테크' 활성화"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09.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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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원장, 핀테크 타운홀 미팅인 핀톡 참석
KT와 금융빅데이터 활용 위한 MOU 체결

앞으로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금융회사가 금융상품을 판매하기 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금융약관을 사람이 아닌 AI(인공지능)가 대신 심사한다. 또 AI가 금융당국의 규제를 인식하고 해석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 뒤 금융당국에 업무보고서를 제출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120명의 핀테크 업계 관계자와 금융회사 직원이 참석한 핀테크 타운홀 미팅인 핀톡(FinTalk)에서 "'머신 리더블 레귤레이션(MRR)' 시범사업으로 핀테크(FinTech)-레그테크(RegTech)-섭테크(SupTech)로 이어지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레그테크란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IT기술을 활용해 금융규제 준수 관련 업무를 자동화·효율화하는 기법이다. 섭테크란 금융감독(Supervis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최신 기술을 활용해 금융감독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법이다.

섭테크를 도입해 금감원은 앞으로 AI 약관 심사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금감원 직원이 금융상품 약관 조항을 일일이 심사해야 해서 시간이 과다 투입됐다. 앞으로는 단순하고 1차적인 업무는 AI가 맡아서 규정 위반, 소비자 권익 침해 여부 등을 분석하고 심사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감원 임직원, 소비자, 금융회사가 자주 하는 질의에 대해 AI가 최적의 해답과 자료를 제공하는 금융감독 챗봇(Chatbot) 시범도 구축된다. 금감원은 최근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스미싱(문자이용 사기) 등 새로운 형태의 금융사기 사전 차단을 위한 알고리즘도 개발, 스타트업 등에게 무상 제공할 계획이다.

윤 원장은 "레그테크가 활성화되면 인력과 자금이 부족한 핀테크 기업의 업무 효율성이 대폭 향상되고 신생 핀테크기업 창업 활성화로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며, 금융소비자에게는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감원은 이날 레그테크와 섭테크 발전을 위해 KT와 금융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금감원은 국내 레그테크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아시아 최초로 머신 리더블 레귤레이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컴퓨터 시스템이 스스로 금융규제를 인식하고 규제 준수 업무를 수행하는 파일럿 테스트를 올해 중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실제 업무에 도입・활용할 계획이다. 머신 리더블 레귤레이션이란 금융관련법규를 기계(Machine)가 인식할 수 있는(Readable) 언어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윤 원장은 "금감원은 핀테크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소비자보호 문제 등 새로운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상시감독체계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핀테크 업체 스스로도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하여 일부 업체의 사기적 행각이나 도덕적 해이 등을 자율적으로 통제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핀테크 기업들은 금감원 인허가 처리 지연과 사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규제 관련 이슈 등 애로 사항을 건의했다. 윤 원장은 핀테크 이슈 관련 최고 협의체인 '핀테크 전략협의회'와 '핀테크 현장자문단'을 통해 이 같은 애로점을 조속히 해결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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