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빛 좋은 개살구' 전락... 건전성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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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빛 좋은 개살구' 전락... 건전성 '적신호'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09.0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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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2분기 연체율 0.06% 기록
중금리대출 만기 도래한 케이뱅크, 2분기 연체율 0.44%

인터넷은행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출범한 인터넷은행은 비대면 채널의 편리성과 기존 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 등을 바탕으로 짧은 기간에 빠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출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연체율도 높아진 것이다. 인터넷은행 출범 당시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 준 탓이라는 지적이다.

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출범한 케이뱅크의 2분기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4%로, 1분기(0.17%)에 비해 0.27%포인트나 높아졌다. 이는 0.3%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는 시중은행 연체율 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분기 0.12%에서 2분기 0.22%로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란 총 대출액(여신)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의 비율을 뜻한다.건전성 지표인 연체율 악화는 출범 1년이 지나면서 중금리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기 시작한 영향이 컸다.

반면 지난해 7월말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아직 대출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2분기 건전성 지표에는 영향이 거의 없었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기준 연체율은 0.06%,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08%로 전분기대비 각각 0.03%p, 0.04%p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역시 본격적으로 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내년 자체 중신용 대출을 출시하는 등 중금리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은 전체 대출 금액의 20%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자체 신용평가등급(1~10등급) 중 4~10등급인 중·저신용자에게 제공한 6% 이상 중금리 대출 비중이 건수 기준 전체 대출의 60%, 잔액 기준 40%를 차지한다. 앞으로 금리 인상이 본격화할 경우 이러한 연체율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질 수도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모두 상반기 각각 120억원, 39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출범 초기 대규모 ICT 투자와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이 많아서다.

중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만큼 연체관리로 부실대출을 줄여야 한다는 게 은행업계의 중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 당시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줄 때부터 예견했던 일"이라며 "연체율 관리에 따라 중금리 대출 성공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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