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험학습, 남문시장 뜬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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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험학습, 남문시장 뜬다는데...
  • 서진기 기자
  • 승인 2016.12.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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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 시장으로 불러 상인들이 교육
시장탐색․상품여행․보물찾기 등 미션 수행
경매로 먹거리 선물…학부모들도 "주목"

가산디지털단지를 중심으로 독산동이 빠르게 현대화, 첨단화의 길을 걷고 있다. 독산동 남문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문화의 메카로 발돋움을 시작했다. 독산동 지역주민과 남문시장 상인들은 오랫동안 문화의 불모지대에서 살아왔다. 70~80년대 산업화의 가파른 오르막길을 숨가쁘게 걸어왔던 ‘구로공단’의 산실이 바로 독산동이다. 

30촉 전구 아래‘ 미싱다이’와 함께 푸른 새벽을 맞이하고, 부품 납품을 위해 달력의 빨간 날을 반납했던 주민들, 미싱 바늘 박는 소리와 선반기계의 쇠 깎는 소리가 청춘의 전부였다 말하지만 이제는 추억으로 고이 남겨둘 일이다.  남문시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문전성시 프로젝트’로 문화의 변방에서 중심 무대로 향하고 있다.아이들이 체험을 통해 시장을 배우는 ‘남문탐험대’가 그 주역이다. 남문탐험대는 초등학생들의 체험학습을 장터로 끌어들여 ‘아이들 교육’과 ‘주민 관심’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초등학생 교과과정에는 전통시장과 경제를 가르치는 부문이 있다. 남문시장 상인들이 모두 참여해 학생들의 체험학습터를 제공하고 놀이를 겸한 여러 학습 프로그램의 도우미가 된다. 보물찾기, 경매놀이, 시장지도 만들기, 유통과정 도표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남문시장에 숨겨진 보물들을 전시하고, ‘미션(과제)’을 받은 아이들이 이를 찾아내도록 상인들이 도와준다.

먼저 아이들에게 4개의 미션을 준다.

첫 번째 ‘시장탐색’미션에서는 ‘남문시장엔 채소가게가 몇 개나 있나요?’, ‘밤 한 되 가격이 얼마인가요?’등의 질문으로 ‘아이들이 시장에 말걸기’를 유도한다. 아이들은 자연히 상인들에게 질문을 하고 미션 노트에 꼼꼼히 적게 된다. 
두 번째 미션은 아이들이 직접 작성하는 ‘시장 여행일지’다.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먹고 사용하는 상품이 생산에서 소비자 손에 오기까지 과정을 물건들을 직접 보면서 학습하는 것이다. 채소가게, 청과물 점포 등 남문시장 상인들이라면 누구나 아이들의 질문을 받고 감자,사과,옷 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해준다. 
세 번째 미션은 ‘보물찾기’다. 가게에 설치된 작품들을 찾으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남문시장만의 보물을 정하는 미션이다. 아이들은 조별로 시장을 살피고 다니면서 이 가게 저 가게 들어가 “여기 보물이 뭐에요?”라고 묻는다. 이 세 가지 미션을 완수하고 나면 남문탐험대의 하이라이트인 경매체험을 하게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장의 먹거리나 상품을 경매상품으로 놓고 미션을 수행하면서 받은 스티커를 한 장당 5,000원 가치로 환산해 남문탐험대 전용화폐를 나눠준다. 지난 해엔 경매품인 긴 가래떡이 35,000원을 부른 학생에게 낙찰됐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 뿐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큰 인기를 모았다고 한다. 미래 고객인 아이들의 현장 교육도 하고 현재 고객인 주민들의 관심도 끄는 일석이조 마케팅인 셈이다.  지난 3월28일 학생들을 인솔해 온 영재지역아동센터 윤마리아 선생님은 “아이들이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시장에 와서 체험을 통해 쉽게 이해하고 몸으로 배우는 것 같다. 또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고 말했다.

통시장 살리기에 공연이 빠질 수 없다. 한 달에 한 번 남문시장에는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온다.‘신나는 시장’공연은 잃어버린 전통시장의 제 모습 찾기다. 남문시장이 초대하는 공연자들은 마술사, 차차차 댄서, 장구재비, 포크가수 등 매달 장르가 다르다. 마술이든 노래든 공연자가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상인과 손님이 도우미와 체험자로 함께 참여하기에 ‘신나는 시장’이 된다.

상인과 주민 대상 문화교육 프로그램도 인기다. 풍물, 합창, 기타, 미술, 춤 등을 가르친다.
'대박수산’을 운영하는 풍물단원 지향희씨는 “풍물을 하면 즐거움, 설레임, 두려움이 뒤섞여 묘한 흥분을 자아낸다. 일주일에 한번 2시간씩 연습하는데 열심히 연습하다보면 흥이 절로 난다”며 즐거워했다. 

남문시장 문전성시 사업팀 ‘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이은진 PM은 “작년엔 사업팀의 기획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었다면 올해는 상인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해 시장에 더 아름답고 멋진 문화가 입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로 거듭나는 ‘구로의 명물’

남문시장은 서울 금천구 독산3동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엔 대형마트가 즐비하지만 문화 콘텐츠로 이를 넘어서려 애쓰고 있다.

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와 상인연합회가 함께 시장을 중심으로 인근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일터와 휴식을 연결하는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구로의 명물로 거듭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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