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출입처 등록하는데 출신대학까지 묻는 손보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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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출입처 등록하는데 출신대학까지 묻는 손보협회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08.14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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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협회, 자택주소·고향 등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출입 기자 개인정보 수집 관행적으로 만연... 개선 필요
사진=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 캡처

"손해보험협회 기자 등록을 위해 프로필 작성을 요청 드립니다. 첨부한 양식에 맞춰 회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지 기자가 손보협회 홍보 담당자로부터 받은 메일 내용이다. 통상적으로 출입처에 처음 등록할 때 이름, 회사명, 핸드폰 번호, 이메일 주소 등 업무에 필요한 정보는 알려준다. 하지만 손보협회 홍보 담당자가 요구한 프로필 양식에는 불필요한 기재 항목이 많았다. 생년월일, 자택주소에 더해 출신대학, 고향까지 있었다.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요구한다고 생각한 본지 기자가 "프로필 양식을 꼭 제출해야 되느냐"고 묻자, 손보협회 홍보 담당자는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출입 기자 등록을 위해 반드시 작성해야 할 것처럼 메일을 보내 놓고,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니 황당했다. 출입 기자의 개인정보 수집이 관행적으로 만연해 있는 것이다.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사항을 왜 요구했는지, 불필요한 관행을 짚어보고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융권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학력이나 나이 등 불필요한 개인정보 기재항목을 삭제한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이 확대하고 있다. 성별과 연령, 출신학교, 출신지 등 지원자 역량과 무관한 요소로 인한 차별을 금지하기 위해서다. 

개인정보 요구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 '최소한'으로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금융권은 특히 더 그렇다. 손보협회는 출입 기자에게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요구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그간의 관행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협회 홈페이지에는 신뢰와 소통을 강조한 김용덕 손보협회장의 인사말이 있다. 김용덕 손보협회장은 "기본을 지키며 매사에 충실한 업무처리로 각계각층과의 신뢰관계를 소중하게 가꿔 나가겠다"면서 "소비자 권익보호 등을 통해 안전한 사회,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김용덕 손보협회장의 인사말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지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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