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자체 결함' 인정한 BMW에 구상권 청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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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자체 결함' 인정한 BMW에 구상권 청구 검토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08.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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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보험 손해액 중 BMW가 2,329억원으로 가장 많아
최근 사고 뿐 아니라 수년 간 사고까지 모아 청구
구상 요구 거부시 BMW 상대로 소송 제기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지난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화재사고에 사과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이 BMW코리아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에 나선다. 수년 간 발생한 화재 사고에 대해 그동안 BMW는 '원인불명'이라고 책임을 부인해왔지만, 최근 화재 사고가 계속 터지자 자체 결함을 인정했다. BMW가 차량 결함을 인정한 만큼 손해보험사들은 화재 사고로 지출한 보험금에 대해 BMW에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손해보험사들은 BMW 차량 화재사고와 관련해 구상권 청구를 검토 중이다. 구상권은 남의 빚을 갚아준 사람이 채무자에게 그 돈을 돌려달라고 하는 권리다. 손보사가 BMW차량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다.

이날 리콜 대상이 아닌 BMW 차량의 화재 사고가 2건이나 발생하면서 올해 들어 불에 탄 BMW 차량은 36대로 늘었다. 이달 들어서만 불에 탄 BMW는 8대다. 지난 2011년 이후부터 매년 유사한 사고가 있었지만, BMW는 '원인불명'이라고만 책임을 부인해왔다. 그러다 올해 연쇄 화재 사고로 사태가 커지자 BMW는 차체 결함을 인정하고 42종 10만6000여대를 리콜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BMW 화재사고 발생 시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에 가입해 있는 고객에게 보상해 왔다. 자기차량손해담보는 차를 소유하는 동안에 타 차량 또는 물체와 충돌·접촉· 추락·전복 뿐만 아니라 차량의 침수·화재·폭발·낙뢰·날아온 물체·떨어지는 물체·풍력 등으로 인한 손해를 모두 보상하고 있다. 차량 화재는 본인 과실에 의한 사고가 아닌 경우 보험금을 받아도 보험료 할증은 되지 않는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액 중 BMW 손해액이 2,32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금까지는 BMW가 자체 결함을 인정하지 않아 구상권을 청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BMW가 자체 결함을 인정해 구상을 청구한 것이다. 손보사들은 최근 화재 사고 뿐 아니라 수년간 사고까지 모두 모아 지출했던 보험금을 내놓으라고 할 계획이다. 손보사들은 현재 회사별로 지난 수년간 사고 중 유사 사례 데이터를 추출하고 있다. 관련 작업을 마치면 회사별로 BMW에 구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BMW가 보험사들의 구상 요구를 거부할 경우 보험사들은 BMW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BMW가 여느 때와 달리 차량 결함을 인정한만큼, 소송에 가더라도 보험사들이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BMW 화재사고와 같이 달리던 차에 불이나 대법원이 보험사의 손을 들어준 판례가 지난 2012년 있었다. 2012년 6월 A씨가 몰던 2011년식 렉스턴 차량이 주행 중 엔진에서 불이 났다. A씨가 가입한 동부화재는 A씨에게 보험금 2,594만원을 줬고, 쌍용차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쌍용차가 동부화재에 2,234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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