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계 거목 하늘로…'광장' 최인훈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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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계 거목 하늘로…'광장' 최인훈 별세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8.07.2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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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학과지성사

소설 '광장'으로 한국 전후 문학의 새 지평을 연 작가 최인훈이 별세했다. 

최 작가는 지난 3월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해왔으며, 23일 오전 10시 46분께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향년 84세.

1934년(공식 출생기록은 1936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최인훈은 1952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으나 분단 현실에 갈등을 느끼고 중퇴했다.

1959년 군 복무 중 쓴 단편소설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을 발표해 등단한 뒤 1960년 4.19혁명 직후 11월 '새벽' 지에 중편소설 '광장'을 발표했다.

'광장'은 남북 간의 이념 대립 속에 제3국으로 가는 망명길을 택한 주인공 이명준의 고뇌를 다룬다. 이념 체제에 대한 냉철하고 치열한 성찰의 깊이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최다 수록됐다.

그는 '광장'에 대해 "4·19는 역사가 큰 조명등 같은 것을 가지고 우리 생활을 비춰준 계기였다"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 문학적 능력보다는 시대의 '서기'로서 썼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인은 '회색인',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화두', '바다와 편지' 등을 발표하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또 1977년부터 2001년 5월까지 서울예술대학에서 문예창작과 교수를 맡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문학인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25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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