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도급대금 후려친 '만도'가 동반성장 '최우수'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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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도급대금 후려친 '만도'가 동반성장 '최우수' 기업?
  • 오창균, 이준영 기자
  • 승인 2018.07.1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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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불법행위 발표에도 2018년 동반성장 최우수 선정
만도 "시점 달라 문제없어", 동반위 "구체 내용 공개할 수 없다"
ㅜ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사진= 시장경제신문DB

하도급대금 '후려치기'로 여론의 빈축을 샀던 한라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주)만도가 동반성장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제51차 위원회를 열고 2017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를 확정해 공표했다. 위원회는 공표 대상 181개 기업의 동반성장지수를 등급별로 평가한 결과 최우수 28개사, 우수 62개사, 양호 61개사, 보통 15개사, 미흡 15개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우수 등급에 포함된 기업은 기아자동차, 네이버, 대상, 두산중공업, 만도,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전자, 삼성SDS, 유한킴벌리, 코웨이, 포스코, 현대다이모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자동차, CJ제일제당, KCC, KT,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이노텍, LG화학, LG CNS, SK건설, SK종합화학, SK주식회사, SK텔레콤(가나다순)이었다.

(주)만도가 동반성장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하도급업체들에게 줘야할 납품대금을 후려친 (주)만도가 동반성장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는 비난 여론이 커지는 상황이다. 

▲ 공정위, 2017년 3월 만도 불법행위 발표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3월 30일 불법행위를 한 (주)만도에게 과징금을 부과하고 향후 재발이 없도록 시정명령을 내렸다. 당시 공정위가 발표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만도는 2014년 9월부터 2015년 7월까지 7개 수급 사업자에게 자동차 부품의 제조를 위탁했다. 샘플·금형, 부품 제작 대금을 지급한 후 대금이 과도하게 산정됐다며 총 7,674만원을 사후에 공제했다. 또한, 3개 수급 사업자에게는 납품업체를 변경하면서 기존 납품업체에 적용하던 단가를 그대로 적용해서 하도급대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후 새롭게 결정된 단가와 이전 단가와의 차액분 총 1억8,350만원을 사후 납품 대금에서 공제했다. 아울러 1개 수급 사업자에게는 3개 품목의 단가를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인상 시점을 3개월 연기하고서는 그동안 지급한 인상 금액 4,395만원을 공제했다. 공정위는 (주)만도에 향후 재발방지 명령과 함께 과징금 8,000만원을 부과했다. (주)만도는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법 위반 행위를 자진시정 했으나, 위반 금액 규모와 중대성 등을 감안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조치로 원사업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정당한 사유없이 하도급 대금을 깎는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공정위는 올해 업종을 선별하여 대금 미지급 외에 부당 대금 결정·감액, 부당 위탁 취소, 부당 반품 등 3대 하도급 불공정 행위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2011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동반성장지수는 매년 발표 때마다 논란이 됐다. 담합이나 하도급 갑질으로 과징금, 제재를 받은 기업들이 우수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동반성장이란, 말 그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것을 뜻한다. 동반성장위 홈페이지에는 "대·중소기업 간 사회적 갈등문제를 발굴, 논의해 민간부문의 합의를 도출하고 동반성장 문화 조성 확산의 구심체 역할 수행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라고 적시돼 있다.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는 설립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갑질 논란을 일으킨 대기업을 우수 등급으로 선정해왔다.

경기도 평택 만도 본사.

▲ 이상한 동반성장 평가... "내용은 밝힐 수 없다"

동반성장지수 산정 기준은 의외로 단순했다. 동반위 평가 50점과 공정위 평가 50점을 합산해 등급을 매긴다는 설명이다. 올해 우수 등급을 받은 일부 기업은 공정위 제재로 인해 감점을 받았지만 동반위 평가에서 상생활동 등의 점수를 높게 받아 평점 80점 이상으로 우수 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그럼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주)만도가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는 것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법(法) 위반에 따른 시정조치는 분명한 감점 요인으로, 다른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도 가장 높은 등급인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반성장 최우수 기업에 이름을 올린 (주)만도의 세부적인 평가 내역은 어떨까? 취재진은 동반성장지수 감·가점의 범위와 선정 기업들의 평균 점수 등을 동반위 측에 문의했다. 그러나 "해당 내용은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 것이 규정"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다만 동반위 측은 "최우수 등급은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점수가 다소 낮아도 상황에 따라 최우수 등급 획득이 가능하고 점수는 보통 90점 이상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동반위 측의 설명을 토대로 분석해보면 (주)만도는 하도급대금을 후려쳐 공정위 평가에서 감점을 받았지만, 동반위 평가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주)만도 측 관계자는 "공정위가 지난해 3월 하도급대금 부담감액에 따른 제재를 발표했지만 실제 부과된 시점은 2016년이기 때문에 올해 진행된 동반성장지수 감점 대상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만도의 갑질에 피해를 입었다는 일부 하청업체 관계자들은 "공정위가 2017년에 후려치기를 발표했는데 어떻게 다음해에 동반성장 최우수로 선정되느냐?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반위가 기준을 포함한 구체적 심사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혼란이 야기된다는 지적도 있다. 동반위의 깜깜이 운영이 지속되는 한 향후에도 해석의 다툼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 특별한 혜택... 만도, '공정위 직권조사' 면제

더욱 눈길이 쏠리는 부분은 동반성장 최우수 기업이 받는 혜택(惠澤)이다.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을 받은 기업에게는 2년간 공정위 직권조사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민원이나 고발이 있으면 관련 조사를 진행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해당 기업과 기관이 은밀히 유착할 경우 윗선에서 논란이 무마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공정위 출신 한 인사는 "동반성장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면 직권조사는 물론 협력업체에 대한 실태조사까지 면제 받는다. (동반위가) 하도 면제 기업을 많이 선정하다보니 공정위 내부에선 갑질은 넘쳐나는데 조사할 기업이 없다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사실상 제도가 대기업들의 보호막이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은 수년째 동반성장 평가의 문제점과 관련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지만 결과적으로 바뀐 것은 없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지난 2015년 9월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하면서 "부당거래를 일삼은 일부 대기업이 오히려 동반성장정책의 혜택을 누리는 상황을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완주 의원은 "2014년 불공정 거래 대기업의 최우수 등급 선정을 지적했는데 올해 또 다시 이들이 감점 요소에도 불구하고 최우수등급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당 이학영 의원도 2017년 10월 비슷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수많은 불공정행위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이 모두 2016년 동반성장지수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것은 해당 평가가 형식적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2014년 국정감사에서 동반성장위원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비판하면서 "(동반성장위는) 존재의 이유를 분명히 자각하고 중소기업 보호에 대한 분명한 자세로 보호와 상생의 모델을 창조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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