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만도 500억 갑질, 공정위가 3억으로 축소"... 내부문건 파장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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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만도 500억 갑질, 공정위가 3억으로 축소"... 내부문건 파장공정위 前 관계자 '대기업 봐주기' 의혹 제기 문건 입수
검찰, 최근 (주)만도 사건 피해업체 관계자 소환 조사
공정위 "문제 없는 걸로 결론 난 사안" 선긋기
  • 김흥수,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07.0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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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위원장이 지난 5월 1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0대 그룹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시장경제신문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가 특정 기업의 하도급대금 부당결정행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법(法) 위반금액과 과징금을 대폭 축소하는 등 사실상 면죄부(免罪符)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른바 특혜성 봐주기 조사 의혹이다. 특히 김상조 위원장은 관련 문제를 내부 관계자로부터 보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년이 넘도록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묵인(默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검찰은 공정위가 처리한 (주)만도 사건의 문제점들을 파악하며 최근 신고·피해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혹의 발단은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내부자의 폭로(暴露)에서 시작됐다. <시장경제>는 지난해 공정위 관계자가 "(주)만도에 대한 신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석연찮은 점을 상당수 확인해 김상조 위원장에게 보고했지만 무거운 침묵만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한 '내부 문건'을 단독 입수했다.

▲'하도급대금 후려치기' 어떻게 이뤄졌나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3월 (주)만도가 11개 하도급업체에 총 3억여원의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감액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8,000만원을 부과했다. 이른바 '하도급대금 후려치기'에 대한 처분이다.

제동장치, 조향장치, 현가장치 등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주)만도는 2015년 기준 연매출 3조941억원을 기록한 중견기업으로, 정몽원 회장이 이끄는 한라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2017년 3월 30일 공정위가 발표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만도는 2014년 9월부터 2015년 7월까지 7개 수급 사업자에게 자동차 부품의 제조를 위탁했다. 샘플·금형, 부품 제작 대금을 지급한 후 대금이 과도하게 산정됐다며 총 7,674만원을 사후에 공제했다. 또한, 3개 수급 사업자에게는 납품업체를 변경하면서 기존 납품업체에 적용하던 단가를 그대로 적용해서 하도급 대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후 새롭게 결정된 단가와 이전 단가와의 차액분 총 1억8,350만원을 사후 납품 대금에서 공제했다. 아울러 1개 수급 사업자에게는 3개 품목의 단가를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인상 시점을 3개월 연기하고서는 그동안 지급한 인상 금액 4,395만원을 공제했다. 공정위는 (주)만도에 향후 재발방지 명령과 함께 과징금 8,000만원을 부과했다. (주)만도는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법 위반 행위를 자진시정 했으나, 위반 금액 규모와 중대성 등을 감안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조치로 원사업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정당한 사유없이 하도급 대금을 깎는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공정위는 올해 업종을 선별하여 대금 미지급 외에 부당 대금 결정·감액, 부당 위탁 취소, 부당 반품 등 3대 하도급 불공정 행위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당시 사건을 담당하며 김상조 위원장에게 문제를 제기했던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퇴직한 상태다. 하지만 문제점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당시 사건 담당자가 2015년 말까지 직권조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주)만도가 하도급업체에 줄 대금을 부당하게 깎은 '갑질 규모'는 무려 500억원에 달했다. 공정위가 3억원이라고 발표한 금액의 '166배' 수준이다.  

자료에서 당시 사건 담당자는 "2015년 말 한 사건을 조사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해 (주)만도를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약 500억원 규모의 갑질 문제를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윗선에 보고한 심사보고서 증거자료 16건(TCI 관련 감액 포함)은 2015년 말경 (주)만도에 대한 조사에서 확보한 하도급법상의 감액(매출 차감) 관련 자료인데 어느 날 갑자기 500억원이 3억원으로 쪼그라들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 그렇게 됐는지 저는 조사한 자료들을 직접 김상조 위원장에게 메일로 보고했고 감사관실과 노조위원장에게도 문제를 제기했지만 어느 쪽에서도 이렇다 할 답을 들을 수 없었다"고 의아해했다. 

그는 "이 문제는 원사업자인 (주)만도가 수급사업자(하청업체들)를 거덜 낸 위법성이 심각한 '갑질 사건'인데, (업무를 이어 받은) 후임은 어찌된 영문인지 제가 정리한 사건을 뒤집어 심의절차 종료 등으로 끝내고 피심인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강조했다. "500억원 규모의 사건을 3억원으로 축소한 것은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로, 땀을 흘려가며 후려치기(매출차감) 리스트까지 확보해 500억원 규모의 갑질을 확인했는데 누군가 별도의 조사도 없이 이를 묻어버린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당시 사건 담당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도 "(저는) 해당 사건과 관련한 구체적 공제(감액) 합의서 등도 다수 확보를 했고, (만도의) 고문로펌인 KCL이 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문건과 (주)만도 감사실이 문제와 관련해 상부에 보고한 문건 등도 확보해 윗선에 보고했지만 바뀐 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을(乙) 입장인 하청업체는 감액을 수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심각한 갑질인데도 이에 대한 공정위의 심결은 법(法) 위반 금액(감액) 3억원이었고, 만도는 불과 8,000만원 정도의 과징금만 받았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공정위에서 (주)만도 사건을 담당했던 L 전 서기관이 지난해 '피심인 면죄부'를 주장하며 김상조 위원장에게 보낸 이메일 발췌본.

▲사건 피해자 "공정위가 수차례 무마 시도" 
 
<시장경제>는 공정위를 퇴직한 전(前) 관계자의 주장을 토대로 문제의 진위를 확인하던 중 약 2009년까지 (주)만도에 납품을 하다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한 하청업체 관계자 A씨와 만날 수 있었다.  

3일 취재진과 만난 사건 피해자 A씨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A씨와의 인터뷰 핵심을 요약한 내용이다.

"(만도에 하도 데여서) 제가 지금은 사업을 안 하고 있다. 제가 제기한 하도급 갑질 사건을 공정위가 수차례 무마했다. 이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검찰에 공정위를 고발하려고 했다. 그런데 최근 검찰이 공정위를 조사하면서 저하고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것 같았다. 얼마 전 서울중앙지검 공정위 담당 수사과에서 연락이 왔다. 검찰에서 '공정위에 사건 신고한 것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있다고 했더니 다음날인 6월 28일 오전 10시까지 검찰에 나와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흔쾌히 수락하고 검찰에 출두해서 (주)만도의 갑질과 공정위의 사건무마 행위에 대한 진술서를 작성했다.
 
담당 검찰에서 추가로 말할 사안이 있으면 나중에 서면으로 제출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오늘 진정서를 작성해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당시 사건 담당자 얘기가 나왔다. 공정위에서 제 사건을 수차례 무마했고, 저는 공정위에 수차례 재신고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건을 맡은 사람이 김상조 위원장에게 문제를 제기한 그분이었다. 검찰이 그분의 연락처를 물어봤지만 알려주지 않았다. 검찰에서는 공정위에 알아보면 되니까 굳이 안 가르쳐 줘도 된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뒤 검찰이 당시 사건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출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하더라.

당시 사건 담당자은 다른 조사관과는 달리 현장에 나와서 많은 것을 조사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하도급 위반이었다. 그분은 사건을 조사해 상정보고서를 올렸고 얼마 뒤 타 부서로 전보됐다. 그리고 후임자로 온 조사관은 또 제 사건을 무혐의(심의종료) 처분했다. 정말 화가 났다. 저는 공정위에 사건을 조사한 보고서의 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보고서를 주지 않았다. (저는) 공정위 감사실에 따지기도 했다. 감사실 측 조사관은 제게 전화를 해서 '왜 알려고 하느냐'고 따졌다. 권익위도 찾아갔지만 아무런 도움이 안 됐다. 제가 운영하던 회사는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었다. 연 매출 35억원 정도의 중소기업이었다. (주)만도에 그렇게 피해를 입고 결국 얼마 뒤 문을 닫았다."  

인터뷰를 마친 A씨는 마지막까지 취재진에게 "사건의 진상을 국민들에게 알려달라"고 거듭 당부를 하고 자리를 떴다.

▲공정위 "모두 소명된 사안… 문제 없는 걸로 결론"

공정위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미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공정위 제조하도급개선과 관계자는 4일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해당 문제와 관련해 다른 언론사의 문의도 있었고 내부 감사와 국회의 지적이 있었지만 모두 소명을 드렸고 다들 납득을 하셔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업체 문제에 대해서도 민사 법원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결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무 문제가 없는 사안이라고 못박았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

정말 문제가 없다면 검찰이 왜 2년이나 지난 사건을 다시 파헤치고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된다.

앞서 지난달 20일 검찰은 기업 취업 비리 의혹 등과 관련해 정부 세종청사에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한 바 있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공정위 전·현직 직원들이 업무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년간 대기업에 특혜 취업한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공정위의 전·현직 임직원이 일종의 로비스트처럼 활동하며 대기업과 유착, 봐주기식 조사와 솜방망이 징계로 일부 사건을 부당하게 종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은 그 대가로 전·현직 임직원을 재취업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일부 기업들은 현행 퇴직 공직자 취업 제한 규칙을 피하기 위해 퇴직자와 쪼개기 계약을 맺고 일부러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등 편법을 써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문제점을 수사 중인 검찰은 5일 일부 기업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원청업체의 갑질에 넝마가 된 하청업체는 울분을 토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강하게 지적한 공정위 내부 관계자의 용기 있는 폭로는 누군가에게 상당히 치명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검찰이 (주)만도 사건을 처분한 공정위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향후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취재진이 공정위 관계자가 언급한 민사 소송 판결문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 2011년 당시 법원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 (주)만도의 손을 들어줬었다. 이와 관련해 (주)만도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던 하청업체 대표는 "현장 상황을 모르는 법원은 공정위가 이미 심의절차종료 처리한 사안이 아니냐면서 청구를 기각했다"고 답답해 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추가 제보가 이어지는 만큼 자세한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흥수, 오창균 기자  hs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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