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사상 첫 4000억달러 돌파... 경상수지 흑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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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사상 첫 4000억달러 돌파... 경상수지 흑자 효과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07.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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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18년 6월 말 외환보유액' 발표
IMF때 보다 100배 이상 증가... 세계 9위 수준
외환시장 개입 내역 내년 3월께 공개
외환보유액 추이. 사진=기획재정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4000억달러를 찍었다. 외환위기를 맞았던 1997년에 비해 100배 이상 늘어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보다는 2배 증가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6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외환보유액은 4003억달러로 전월 말 대비 13억2000만달러가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은 3월 3967억5만달러, 4월 3984억2000만달러, 5월 3989억8000만달러에 이어 4개월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5월 기준)은 중국(3조1106억달러), 일본(1조2545억달러) 등에 이어 9위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은 우리나라가 보유한 외화자금이다.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외화를 빌리지 못할 때 비상금 역할을 한다. 외환보유액이 늘었다는 것은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나아졌다는 의미다.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를 돌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환보유액은 2001년 9월 1000억달러, 2005년 2월 2000억달러, 2011년 4월 3000억달러 벽을 차례로 넘었다. 3000억달러 돌파 이후 7년 2개월 만에 4000억달러 기록을 세웠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외환보유액 증가 배경으로 "꾸준한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증가로 외환보유액은 계속해서 늘었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을 비롯해 예치금, 금, 특별인출권(SDR), IMF포지션 등이 포함된다. 외환보유액을 구체적으로 보면 6월 유가증권 규모는 5월에 비해 15억6000만달러 늘어난 3679억5000만달러(91.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예치금은 전월대비 5억달러가 감소한 224억2000만달러(5.6%) 규모다. 금은 47억9000만달러(1.2%) 규모로 변동이 없었다.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은 32억6000만달러(0.8%)로 전월대비 8000만달러 감소했다.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은 19억1000만달러(0.5%)로 3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달 주요 6개국 통화 대상 달러화지수(DXY)는 94.5%다. 5월보다 0.5% 상승한 수치다. 통상적으로 달러가 강세면 기타통화 외화자산 달러 환산액이 줄어 외환보유액도 줄어든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감소폭보다 외화자산 운용 수익 증가폭이 더 컸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1년 미만) 비율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말 286.1%에 달했다. 이는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외화 빚이 보유고 안에 들어 있는 돈보다 3배 가까이 많다는 뜻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말 74.0% 수준이었다가 올해 3월 말 기준 30.4%로 떨어졌다.

정부는 이번 달부터 연말까지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내년 3월께 처음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공개를 결정한 수준으로는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투명성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는 우리 외환시장이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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