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건설사 하도급 갑질에 14억 피해"... 하청업체의 눈물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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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A건설사 하도급 갑질에 14억 피해"... 하청업체의 눈물유일전기 “물가상승분 3% 안 줘... 공정위에 ‘불공정 하도급’ 재신청”
현대건설 "1차 심사 때 결론난 사안, 조사 중이라 당장 할 말 없다"

곳곳에서 이뤄지는 원청 기업의 갑질에 하청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50대 건설사 하청업체 대표의 분신(焚身)과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을 공급하는 하청업체의 대표의 자살을 기점으로 주요 언론들이 잘 다루지 않는 '신종 갑질' 논란도 속속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공사업체 유일전기는 최근 현대건설이라는 공룡을 상대로 씨름을 하고 있다. 

유일전기 측은 "현대건설은 장기간의 공사를 할 때 발생하는 건설비의 물가상승분을 제하는 신종 (갑질) 방식으로 29억원 중 14억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이를 지난해 5월 공정위에 제소했지만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현대건설의 의견만으로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상당한 피해를 봤다는 유일전기 측은 지난 4월 공정위에 ‘불공정 하도급 제소’를 재신청했다.

앞서 유일전기는 지난 2015년 경기도 시흥시 서해안로에서 시흥시 방산동 일원 구간에 건설하는 ‘소사~원시 복선전철 1공구(이하 1공구)’와 ‘소사~원시 복선전철(2공구)’ 전기공사에 들어갔다.

문제의 공사 계약 체계도.

기본적인 사업 개요는 다음과 같다. 먼저 사업의 주무관청은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다. 발주자는 이레일 주식회사(대우·현대건설·한화건설 등 11개 건설사와 1개 재무적 투자자가 출자한 사업 총괄 법인체)다. 이 중 ‘원사업자’가 바로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1공구와 2공구에 각각 63%, 6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총 투자비는 1조5,555억원(불변가격)이며 ‘2006년 6월 1일’ 단가로 진행하는 공사다.

유일전기는 현대건설의 요청에 의해 공사에 참여하게 됐다. 컨소시엄 주관사인 현대로템으로부터 2006년도 단가가 적혀져 있는 설계내역서를 받아 해당 년도 단가를 토대로 공사를 하게 됐다. 단, 단가가 10여년 전이고 공사 기간이 오래 걸리므로 공사 이후 발생하는 건설비의 물가변동율은 ‘GDP 디플레이터(Deflator)’라는 방식을 적용했다.

현대로템이 컨소시엄 전 유일전기에 전달한 ‘설계내역서’. 2006년 단가가 기재 돼 있다.

GDP 디플레이터란 국민소득을 추계한 다음 사후적으로 계산하는 종합적인 물가지수다. ‘경상시장가격 GDP ÷ 불변시장가격 GDP × 100=GDP 디플레이터’ 방식으로 계산한다. 

해당 공사 기준으로 설명하면 현대건설은 매년 공사비의 3%를 추가로 받는다. 유일전기 측은 "현대건설은 이러한 ‘GDP 디플레이터(Deflator)’를 이용해 주무관청으로부터 매년 3%씩 공사비를 추가로 받으면서, 하청업체인 우리에게는 (물가상승과 관련한 일절의 비용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일전기의 1~2공구의 전기공사 하도급액은 약 75억원이다. 만약 GDP 디플레이터 방식을 적용 받는다면 물가상승분인 29억원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 현재까지 공사를 완료한 기성율 48%를 대입할 때 나오는 비용은 14억원가량이다. 유일전기가 "현대건설로부터 29억원 중 14억원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유일전기는 공사 기성율 48%를 고려하면 현대건설은 물가상분 29여억원 중 약 48%인 14억원가량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일전기 측은 공정위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유일전기는 1차 제소에서 공정위가 공동수급협정서의 의미, 하도급계약 체결 및 이행 과정, 구체적인 업무 지시 과정 등 실제 사실관계는 조사하지 않고 현대건설의 주장만 인용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6개월 씩이나 시간을 끌면서 심사절차종료를 결정했는데, 본인들을 상대로 아무런 추가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일전기는 "중소기업에 대한 신종 불공정거래 방식이 드러났는데도 공정위가 대기업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컨대, 대기업인 A사는 토목공사는 자회사인 B사에, 전기공사는 중소기업인 C사에 하도급을 주고자 한다. 이 때 A사는 B사로 하여금 C와 컨소시엄을 맺게 한다. B사와 C사는 각자 공사하고 각자 책임지는 분담이행방식으로 진행하되, A사에 대한 관계만큼은 연대책임으로 규정한다. A사는 컨소시엄 주관사인 B사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되 날인은 대표사인 B사만 받는다. 그리고 공사 금액은 ‘공동분담방식’ 만큼만 준다는 것이다.

유일전기는 “컨소시엄 주관사의 서명이 있다고 해서 현대건설과 유일전기 사이에 하도급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대기업들은 서류만 이렇게 만들어 놓고 다양한 하도급법 위반 행위들을 하고도 처벌받지 않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현대건설은 “공정위에서 이미 결론을 낸 사안으로, 2차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지금은 딱히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정규호 기자  jkh@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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