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최악 치닫는데... 당정청 여전히 '삐걱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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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 최악 치닫는데... 당정청 여전히 '삐걱삐걱'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06.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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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힘 합쳐도 모자랄 판에... 불협화음 위험수위
"답답하다", "미흡하다", 무사안일" 김동연 부총리 질책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당정청 관계자들이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청협의회에 참석해 논의를 하고 있다. ⓒ시장경제신문

갈수록 무너져내리는 경제지표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민생을 수습해야 할 당·정·청(黨政靑)의 혼선과 불협화음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예정된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돌연 취소했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여당은 내각의 무사안일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회의를 준비했던 기획재정부는 책임을 뒤집어쓴 모양새가 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만 난감한 처지가 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앞서 "현장에서는 규제가 혁신되고 있다는 실감이 적은데, 관계부처들은 결과를 더 많이 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는 "그동안 관계부처가 타성과 싸우고 규정과 씨름하며 이해관계자와 대화하고 가치의 충돌을 조정하느라 애썼다는 것을 잘 알지만, 기업경영자나 창업희망자가 보시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전날 규제개혁 점검회의 연기를 언급하면서 "관계부처의 악전고투와는 별도로 현장에서는 규제가 혁신되고 있다는 실감이 적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이낙연 총리로부터 규제개혁 성과를 보고 받은 뒤 "답답하다"고 지적하며 경제 관련 부처를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날 회의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회의에는 이낙연 총리와 관련 부처 장관뿐만 아니라 대한상공회의소 등 민간에서도 참석할 계획이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연기하면서 답답하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각 부처는 무사안일주의를 일신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규제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을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과제이며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기업의 혁신과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수차례 속도감 있는 규제개혁을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소극적이고 생색내기식으로 규제개혁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경제 관련 부처를 겨냥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언론들 사이에서는 "김동연 부총리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경고를 보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김동연 부총리는 "문 대통령이 어제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연기한 것은 규제개혁에 박차를 가하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경제정책 관련 수석비서관 3명이 동시에 교체된 것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중앙일보는 청와대 개편에 대해 "교체된 수석 3명 중 2명이 문재인 정부가 내건 소득 주도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주도해 온 정책실 소속으로 사실상의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연합뉴스TV는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놓고 청와대와 정부 사이에서 이견이 이어지다 결국 고용지표가 최악으로 치닫자 문책성 인사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청와대, 정부, 민주당 각각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당정청이 힘을 합쳐도 모자랄 상황에서 계속 불협화음을 내면서 속도감 있는 경제정책 추진은 구호에 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개최 성과와 지방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각종 경제지표가 나빠졌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민생경제를 둘러싼 여론도 심상치 않다. 앞으로 당·정·청이 어떠한 방법으로 불협화음을 봉합하고, 어떠한 민생 수습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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