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칸 지상중계] 샤킬 오닐X코난 오브라이언, '니들이 브랜드를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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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칸 지상중계] 샤킬 오닐X코난 오브라이언, '니들이 브랜드를 알아?'
  • 유현재 교수
  • 승인 2018.06.2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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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등장만으로도 칸은 더욱 뜨거운 현장으로 변했다. 설명이 필요없는 NBA 전설 샤킬오닐과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셀럽인 코난 오브라이언이 호스트로 나선 특별 세미나가 20일에 열린 것이다.

시작 1시간 전부터 입장을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었으며, 모더레이터로 나선 CNN의 크리스 쿼모 (Chris Coumo)는 두 사람을 통해 '브랜드 빌딩'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하였다. 샤킬과 코난은 그들 스스로의 개인 브랜딩 작업, 지난 시간 동안 브랜드를 창조하고 더욱 훌륭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과정들과 조언에 대하여 너무나 유쾌한 방식으로 설명을 해주었다.

샤킬 오닐은 특히 자신이 모델로 활동했던 다양한 광고들을 보여주며 브랜딩 개념을 폭넓게 이야기하였다. 샤킬은 스스로에 대해 "나의 핵심은 70%가 유머이며, 30%가 심각함 혹은 진지함 (Seriousness)" 이라며 자신의 브랜드 에센스를 규정하기도 했다. 본인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가 웃음과 즐거움 (Fun)이란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도 하였다.

농구장에서의 치열한 승부가 예전의 이미지였다면, 은퇴 후 다양한 활동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자신을 통해 잠시나마 '펀한' 순간을 경험하길 기대하고 있으며 다행스럽게도 너무나 행복하게 그들의 욕망을 채워주고 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즐거움과 재미로 친해진 다음에는 가끔 매우 진지한 메시지를 전한다고도 했다. 사회에 꼭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 폭력이나 탈선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향해서도 필요할 때마다 '정색을 하며'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이었다.

유머라는 장치에 의해 진지함을 전하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는, 이러한 '전략'을 활용하며 샤킬 오닐이라는 빅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는 의미였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미국인들은 물론 세계에 다수의 팬을 확보하고 있는 코난 오브라이언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개인적인 브랜딩 전략은 세미나 대담 과정에서 다양화 (Diversification)와 확장 (Extension)으로 정리되었는데, 그가 언급한 '다양화'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웃길 수 있는 수많은 전략 및 장치들의 지속적 개발이었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코난은 그의 장기인 토크쇼 진행은 물론 코미디의 다양한 세부 장르에서 새로운 문법을 계속해서 만드는 전문가이다. 샤킬 오닐이 세미나에서 인정했듯, "세계에서 가장 웃긴 사람"이라는 말을 정도로 웃기는 테크닉이 풍부한 '기술자'인 것이다. 또 한가지 컨셉, 그가 언급한 Extension은 일단 웃음으로 만들어낸 코난 브랜드의 영역 확장이었다. 그는 적절한 순간에 사회 문제를 과감하게 언급하고, 때로 직접 해결사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총기규제 정책을 비판하며, 미국의 이민정책에 대한 코멘트도 서슴지 않는다. 트럼프의 돌출 발언으로 감정이 나빠진 국가로 직접 날아가서 여론을 파악하고 화해를 시도하는 장면도 연출한 바 있다. 이 같은 전략들(?)은 샤킬 오닐이 Fun한 이미지로 다가가서는 결국엔 대중에게 선한 영향력을 의도하려는 접근과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름만으로 대중을 웃게, 그리고 뭔가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강력한 개인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들은 약 한 시간의 세미나 동안 대충 잡아 20 차례의 박수가 터질 만큼 매력적이었다. 

유현재(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전 제일기획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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