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 달항아리' 아모레 新사옥, 지역사회 소통공간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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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달항아리' 아모레 新사옥, 지역사회 소통공간 될 것”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8.06.1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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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치퍼필드 “기업의 지역사회 동참 보여주는 예”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설계한 데이비드 치퍼필드. 사진= 아모레퍼시픽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을 설계한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조선백자 달항아리에서 건물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고층빌딩이 많은 시끄러운 곳에서 고요함을 간직한 빌딩이 큰 소리를 낸다고 봤다. 그래서 백자의 아름다움은 절제돼있지만 그 아름다움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완공된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지하7층, 지상22층 규모로 만들어졌다. 1층은 안내데스크와 문화공간, 2~3층은 450석 규모의 대강당 등 공용 문화공간, 5층은 마사지 서비스, 피트니스센터 등 임직원 전용 복지 공간, 6~22층은 오피스 공간 등으로 이뤄져있다.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의 형태는 추상적이면서도 역동적으로 구성됐다. 뚜렷한 단일 구조물로 한옥의 중정을 연상시키는 건물 내 공원 공간을 중심으로 건물의 비율을 면밀하게 정해 자연 채광과 환기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특히 햇빛을 차단하는 나무 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건물 외관 파사드는 유선형의 수직 알루미늄 핀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직사광선으로 인한 눈부심을 막아주고, 자연 채광을 실내 공간에 골고루 확산시켜 최적의 업무환경을 조성한다.

치퍼필드는 신사옥을 설계할 때 임직원들의 업무시설로서 소속감과 애사심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지역주민, 지역사회와 소통·교류할 수 있는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곳은 일할 공간뿐만 아니라 사람이 교류하고 필요한 공간이어야 한다”며 “유치원이나 음식점 등 다양한 다목적을 고층빌딩이 소유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런 정육면체 형태가 커뮤니티 구축하는데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모레 퍼시픽 신사옥 전경. 사진= 아모레퍼시픽

이런 건축이념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에게서 기인한다. 이날 치퍼필드 건축사무소의 크리스토프 펠거 디자인 디렉터는 “서 회장이 일관되게 강조한 것이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공간인 동시에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적 공간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1층 로비에 들어서면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진 대형 공간 아트리움을 맞이하게 된다. 1층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미술관의 소규모 전시 공간인 APMA 캐비넷, 세계 각국의 미술관과 박물관의 전시도록을 열람할 수 있는 전시도록 라이브러리 등 누구나 다양한 예술, 문화, 전시를 자유롭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2~3층에는 450석 규모의 대강당 아모레홀이 있어 사내 임직원과 외부 고객들을 위한 복합 문화 프로그램 'Salon de AP', 아모레퍼시픽재단의 인문교양강좌 시리즈 '아시아의 미(美)' 강좌 등 다양한 문화행사에 활용하고 있다. 이달 말 개최될 제17회 미쟝센 영화제 개막식 장소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2층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모든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아모레 스토어, 제품 개발 전 고객의 감성 및 취향·의향 등을 청취할 수 있는 평가 및 연구시설인 고객연구센터, 아모레퍼시픽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향한 여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아모레퍼시픽 아카이브 등 다양한 고객 소통공간을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신본사는 오피스 공간인 사옥으로서의 본연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소화할 뿐만 아니라, 성장하고 있는 도시 서울에 자리 잡은 핵심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2층에는 자녀가 있는 임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90여명의 어린이를 수용할 수 있는 사내 어린이집(약 300평 규모)도 마련, 양질의 보육 및 교육 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지상 5층부터는 아모레퍼시픽 직원 복지 공간과 사무 공간으로 구성된다.

아모레퍼시픽 내부전경.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1층입구 전경, 5층 루프가든, 사내 휘트니스 센터, 사내 어린이집. 사진=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일반적인 업무 공간이 갖는 의미에서 탈피해 직원들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협력하는 팀워크가 실현돼 그 어느 공간보다 생동하고 행복한 일터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직원식당, 휴게시설, 임직원의 건강관리를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AP-세브란스 클리닉(16층)은 가정의학과 종합진료뿐만 아니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 요일별 특화 진료도 진행하는 사내 병원이다. 아울러 임직원을 위한 마시지 공간인 라온(5층)에서는 국가 공인 안마사 자격증을 소지한 시각장애인 안마사 헬스 키퍼의 전문적인 수기치료 서비스도 받아 볼 수 있다.

여성 임직원들을 위한 배려 공간도 마련했다. 여성 휴게실인 레이디스 라운지(5층)는 휴식을 가질 수 있는 라운지 공간과 초기 워킹맘을 위한 수유실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750여명이 동시에 이용 가능한 직원식당과 사내 카페 카멜리아, 오설록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6~21층은 일반 사무 공간으로 열린 소통을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에 중점을 뒀다. 임직원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사무실 내 칸막이를 없앤 6인용 오픈형 데스크가 구비됐으며, 상하층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내부 계단도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개인 업무 공간 외에 구성원간 협업 시 활용하는 공용 공간을 확대하고 집중적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1인용 워크 포커스 공간을 마련하는 등 업무의 성격, 개인의 필요에 따라 공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5층 루프가든에서 데이비드 치퍼필드(왼쪽 끝에서 두번째)와 치퍼필드 건축사무소 크리스토프 펠거 디자인 디렉터(우측끝 두번째)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 시장경제신문DB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시설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3층부터 22층까지 이용할 수 있는 36대의 트윈 엘리베이터가 대표적이다. 신본사 내 총 36개 엘리베이터를 통해 800여 명이 동시에 탑승 및 이동이 가능하다.

치퍼필드는 “신사옥은 안에서 일하는 사람과 외부 시민 모두에게 너그러움을 심어주는 건물로 기업이 지역사회에 어떻게 동참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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