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산골 카우보이 "그토록 바랐던 생활, 싱글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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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산골 카우보이 "그토록 바랐던 생활, 싱글벙글"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8.06.07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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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 이병일
[소소+]는 ‘소확행’(小確幸: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기가 화두인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입니다. 소소한 밥상이나 구경거리, 거창하지는 않지만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 이름 없는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뉴스와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슬기로운 자연생활 - 이병일 씨] 해발 600m의 청정한 산골을 카우보이 자연인이 접수했다.

지난 6일 방송된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어릴 때부터 꿈꾸던 산골에서 최고의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는 자연인 이병일(56) 씨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챙 넓은 카우보이모자에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자연인 이병일 씨는 푸른 숲속에 그림 같은 오두막집을 짓는 건 평생의 꿈이었다. 그러던 중 15년 전 집 설계를 시작했고 2년 넘게 혼자 매달린 끝에 집을 지었다.

가난한 시골집 5남매 가운데 막내로 자란 자연인은 가내 공업(작은 공장) 일로 한 달에 40~50만원을 벌었다. 그러다 트럭 운전을 하면 지금보다 두 배의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에 15톤 덤프트럭을 운전했다. 

돈이 조금씩 모이기 시작하자 돈을 더 벌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카고 크레인을 하면 돈을 번다는 말에 물건이나 사람을 최고 17m까지 들어 올리는 카고 크레인 일을 시작했다. 

한순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현장은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긴장의 연속이었다. 쇠가 머리에 떨어져 수십 바늘을 꿰매야 했지만 두 아이의 아버지였던 그는 아무리 위험해도 일을 그만둘 순 없었다.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하지만 어느 날 큰 사고가 일어났다. 10톤 가까이 되는 물건이 떨어져 골반뼈가 부러지고 만 것이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사고 트라우마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를 안타까워하던 처남이 자신의 중국집에서 요리를 배울 것을 권유했고 고민 끝에 중국음식점에서 요리를 배웠다. 중국집 일은 또 다른 고단함과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으며, 요리부터 배달까지 아내와 단둘이 하다 보니 온종일 눈코 뜰 새 없었다.

습관적으로 끼니를 거르고 스트레스까지 심해져 만성 위염에 약으로 버티는 것도 일상이었다.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갔지만 아이들이 클 때까지는 결코 일을 놓을 수 없었던 그는 오직 산으로 가겠다는 오랜 꿈 하나로 하루하루를 견뎠다.

"어릴 때 집에서 키우던 염소에게 풀을 먹이며 목장 주인을 꿈꿨다. 그 꿈을 이루지 못한 대신 50살이 되면 산에 가겠다는 꿈만은 늘 포기하지 않았다."

돌을 골라 축대를 쌓는 일조차 재밌다며 싱글벙글인 자연인의 산중 생활은 여유와 행복이 넘친다. 직접 재배한 표고버섯으로 탕수육을 만들고 산에서 나는 제철 재료로는 볶음밥을 즐기며 자신만을 위한 요리로 건강한 맛의 호사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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