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시장>서울 신원시장 진병호 상인회장, "자체상품권으로 명절 매출 1억2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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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시장>서울 신원시장 진병호 상인회장, "자체상품권으로 명절 매출 1억2천"
  • 취재= 박모금 기자 / 사진= 양호상 기자
  • 승인 2016.06.2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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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상품권에 1만원 덤" 시장 '후끈'
118개 점포 하루 매출 1억…5년만에 3배
▲ 신원시장 진병호 상인회장 ⓒ시장경제신문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1일. 관악구 신원시장 고객지원센터에는 상품권을 사기 위해 몰려든 주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상품권으로 사면 10%가 싼데 당연히 사야죠” 손님들 표정에는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여타 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신원시장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자체상품권은 진병호 상인회장이 기획한 것이다.

“백화점처럼 10만원어치 상품권을 사면 1만원, 20만원어치를 사면 2만원짜리 상품권을 주는데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지자체에서 지원되는 금액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고민하다가 자체 상품권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지자체는 설날이나 추석 명절에 각 시장마다 일정 금액을 지원해준다. 일종의 프로모션 비용이다. 시장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약 500만원 안팎이다. 대부분의 시장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경품응모를 하거나 제기차기, 각설이 타령 같은 행사 비용으로 사용한다.

진 회장 역시 2009년까지는 지원받은 돈을 이 같은 방법으로 사용해 왔다.

“각설이를 부르면 시끄럽다고 꺼리는 손님들도 있고, 상인들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경품응모를 해도 꼭 필요한 선물을 받기 어렵잖아요? 더군다나 혜택은 일부 고객에게만 돌아가죠.”

▲ 진병호 회장이 기획한 신원시장 자체 상품권 ⓒ시장경제신문

상품권 이벤트는 지난해 설(2월)과 추석(9월)을 거쳐, 올해 설(1월)까지 총 3번 진행됐다. 명절마다 한 달씩 계속된 이벤트로 신원시장은 상품권만 1억 2,000만원을 팔았다.

“지원 받은 예산을 경품 등으로 소모하면 일회성으로 없어지지만 상품권은 많이 팔면 팔수록 상인들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올 설에도 서울시에서 지원받은 600여만원을 모두 자체 상품권으로 만들어 5,000원짜리 상품권 1,200장이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습니다.”

진 회장은 회장 직함만 3개다. 신원시장 상인회장인 동시에 지난해 8월부터는 전국상인연합회 회장과 서울지회 회장직을 맡았다. 지난해 전국상인연합회가 비리와 각종 의혹으로 해체 위기에 놓이자 이를 바로잡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일어났다. 임원진들이 전면 교체된 것이다. 진 회장 역시 이때 회장직함을 달게 됐다. 

그는 “전국상인연합회는 봉사만을 위해 운영하는 단체가 되어야 한다”면서 전국상인연합회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전까지는 상인회에 복잡한 사건들이 많았어요. 이제는 조직이 새롭게 출범한 만큼 그 동안의 의혹들을 다 털어버리고 새롭게 출발하려고 합니다.”

진 회장은 봉사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상인연합회가 더 이상 권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는 봉사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진 회장이 출범한지 약 5개월이 지났다. 그는 “요즘은 전국상인연합회의 복잡한 문제를 수습하고 있다. 우선 올해 안에 상인회가 제자리를 잡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고 전했다.

진 회장은 신원시장의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신원시장은 지난 2005년부터 현대화 작업에 착수했다. 상인들이 나서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냈다. “그 당시는 지금과 달리 시장 상인회에서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드물었죠. 저희는 상인들이 힘을 모아서 정부의 17억원 지원을 받았고, 건물주들이 1억8천을 보태서 지붕을 정비했어요.” 상인들이 스스로 뭉쳐서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낸 셈이다.

여기에 신원시장은 전통시장에 흔히 있을법한 주차난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장 앞 도로에 주차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진 회장은 “2006년 구청장의 조례를 얻어, 신원시장이 위치한 도림천 주변에 주정차 100대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도림천에 있는 시장의 위치적 장점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2007년에는 LED 전광판을 설치하고, 2008년부터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상인교육을 실시했다. 상인회와 상인들이 함께 시장 살리기에 나서면서 신원시장을 몰라보게 달려졌다.

진 회장은 “지난 2006년 신원시장의 월 매출을 8억원 안팎이었다. 지금은 118개 점포의 하루 매출이 1억원이다”고 뿌듯하게 소개했다.

진 회장은 시장 상인들을 위해 자체 상품권과 같이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체 상품권을 다른 시장에도 권유하고 있어요. 서울 우림시장을 비롯한 몇몇 시장은 저희 상품권을 벤치마킹하고 있어요. 전국 시장을 차근차근 변모시킬 계획입니다.” 전국상인연합회 회장의 포부다.

취재= 박모금 기자 / 사진= 양호상 기자  

[2012.03.31 11: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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