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현대무용, 테크닉보다 인간애와 소통과정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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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현대무용, 테크닉보다 인간애와 소통과정 중요"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8.05.2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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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모다페' 찾은 낸시 오버링크 NDT2 예술감독 인터뷰
[소소+]는 ‘소확행’(小確幸: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기가 화두인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입니다. 소소한 밥상이나 구경거리, 거창하지는 않지만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 이름 없는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뉴스와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꿈의 대화 - 낸시 오버링크] "현대무용은 계속 노력해서 발전해가는 과정이 멈춰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인간애를 적용시키고, 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나누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NDT2(네덜란드 댄스시어터2)의 예술감독인 낸시 오버링크(Nancy Euverink·50)가 한국을 다시 찾았다. 2002년 NDT1의 '프티 모르(Petit Mort)' 이후 16년만이다.

지난 22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오버링크는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한·일월드컵으로 대한민국이 뜨거웠어요. 그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거스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 사람이었기 때문에 네덜란드인에 대한 한국인의 오픈 마인드를 느꼈죠"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현대무용단 NDT가 5월 23~24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제37회 국제현대무용제'(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 이하 '2018 모다페')의 폐막작을 장식한다.

NDT는 1959년 벤자민하카비, 아트 베르스테겐, 캐럴 버니가 국립발레단 출신의 무용수 18명과 협력해 설립했다. 주단체인 NDT1, 1978년 창단한 만 17∼22세의 NDT2로 구성돼 있다. 이리 킬리안, 한스 반마넨, 나초 두아토 등 유명 안무가들을 배출한 곳이다.

"NDT2 16명의 젊은 무용수들은 특별한 존재로, 3년 동안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요. 우리는 독창·음악적이고 확실한 테크닉을 갖고 있는 무용수를 원해요. 매일 진행하는 고난도의 발레수업과 다른 스타일의 안무가들의 움직임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국적의 안무가와 무용수가 협업하기 때문에 서로 조화롭게 지내야해요."

"주니어 컴퍼니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독립된 형태의 단체로 NDT2만의 작품 세계와 예술관이 있죠. NDT1은 상주 안무가가 있고 그 안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한다면, NDT2는 신예 안무가를 섭외해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많이 시도합니다."

Cacti(선인장)ⓒjan bos_2

NDT는 이번 모다페에서 NDT2의 대표적인 안무가 요한 잉게르의 'I new then(나는 새로 그때)', 솔 레옹 & 폴 라이트풋의 'Sad Case(슬픈 사례)', 알렉산더 에크만의 'Cacti(선인장)' 세 작품을 선보인다.

"모두 NDT2를 위해 만든 작품이에요. 안무, 의상, 음악 등에 있어 NDT2만의 색깔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죠. 투어 공연을 많이 했는데, 관객 반응이 가장 좋았고 무용수들의 호흡이 훌륭해요. 한국 관객도 NDT2의 에너지를 함께 느끼고 즐겼으면 좋겠어요."

'나는 새로 그때'는 싱어 송 라이터 밴 모리슨의 가볍고 신선한 노래들에 맞춰 4명의 소녀와 5명의 소년이 무대를 장난스럽게 뛰어다닌다. '슬픈 사례'는 하얀 얼굴과 붉은 입술의 무용수 5명이 과장된 표정으로 멕시코 맘보 음악에 맞춰 몸을 비틀고 감고 흔든다. 

'선인장'은 네덜란드 심포니와 함께 새롭게 편곡한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미국의 "타임지는 묘한 풍자적인 재치와 본능적인 육체적 흥분을 지녔다"고 평했다.

"첫 작품은 여러 명의 무용수가 나오지만 각자의 일상을 다룬다고 볼 수 있을 만큼 개개인의 이야기를 해요. 두 번째 '슬픈 사례'는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음악적으로도 흥미롭죠. '선인장'은 16명 전원이 나와 춤을 춰요. 하이 퀄리티와 유머가 있고, 그들이 뿜어내는 엄청난 에너지를 보는 재미가 있을 거에요."

오버링크는 NDT2 무용수들을 가르치는 일을 전담하며, 각각의 다른 작품에 참여하는 무용수의 춤을 봐주고 그들의 투어 일정을 조율한다. 그는 "투어를 다닐 때 어떤 작품을 올릴지 결정하고, 젊은 무용수들이 실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요"라며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어 "NDT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세계 각지에서 모인 무용수들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유니티(통일성)를 만들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또, 테크닉만 있는 기계 같은 무용수가 아니라 인간애를 강조하는, 각자 삶의 스토리를 들려주고 소통하는 춤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Sad case(슬픈 사례)ⓒRahi Rezv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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