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행복을 그리는 자연인 "이곳이 바로 낙원"
상태바
[소소+] 행복을 그리는 자연인 "이곳이 바로 낙원"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8.05.10 1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롤러코스터 같은 삶, 산에서 행복 찾은 김형태 씨
[소소+]는 ‘소확행’(小確幸: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기가 화두인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입니다. 소소한 밥상이나 구경거리, 거창하지는 않지만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 이름 없는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뉴스와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슬기로운 자연생활 - 김형태 씨] "행복의 조건에 거창한 건 필요 없다. 나와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아내와 함께 즐거운 인생을 그리며 살고 있습니다."

지난 9일 방송된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산을 찾기 전까지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살았다는 자연인 김형태 씨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울창한 초록 숲을 지나면 뜻밖의 산중 미술관을 맞딱뜨린다. 자연의 절경을 담은 풍경화는 물론,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은 다람쥐와 물고기 그림, 숲길을 따라 쭉 늘어선 수준급 그림들에 감탄을 자아낸다.

청바지와 청재킷으로 남다른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김형태 씨는 자신만의 낙원에서 인생 최고의 행복을 누리며 지내고 있다. 하지만 그의 지난 인생은 지금처럼 평탄하지 않았다.

중학교 3학년 때 간암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5남매 중 장남으로 어머니를 도와 가장의 책임을 짊어져야 했다. 자연인은 남다른 손재주로 고등학교 졸업 후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했고, 27세에 작은 인테리어 회사를 차렸다. 

그후 지인의 소개로 한 의류업체의 브랜드 매장 인테리어를 맡았고, 때마침 교복 자율화로 매장이 늘어나며 사업도 승승장구했다. 그림을 배우고 화실까지 운영하며 그의 입지는 더욱 넓어졌다.

그러나 돈을 더 벌기 위해 외식사업에 손을 댈 무렵 IMF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투자한 돈을 손해 본 것도 모자라 인테리어 공사를 했던 건물이 미분양돼 6억5천만 원을 날렸다. 지인에게 빌려준 어음까지 부도나며 모든 걸 한순간에 잃고 말았다. 

집에는 빨간 딱지가 붙었고, 빚쟁이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왔다. 극심한 우울증으로 자살까지 하려했지만 가족을 생각하니 죽음조차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내시경 검사 중 위암을 진단받았다. 

자연인은 위 절제 수술 후 몸무게가 10㎏ 이상 빠졌으며, 6개월 넘게 후유증과 고통을 견뎌내야 했다. 그때서야 인생에서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암을 이겨낸 뒤 잃어버린 건강과 삶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산을 찾았다.

지난 30여 년간 인테리어 사업을 하며 오로지 남을 위한 공간을 꾸미기에 바빴던 자연인은 이제 자신만의 낙원을 설계했다. 폐자재를 이용해 소박하게 지은 집에서 그는 건강식을 섭취하고, 정자에 앉아 그림을 그리며 매일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뚝배기로 만든 황토 화덕과 가족을 생각하며 만든 솟대에서는 자연인만의 예술가적 감각이 묻어난다. 요즘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산나물 장아찌를 담그고, 아내의 건강을 지켜줄 아로니아를 정성껏 기르며 산에 사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