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금고 유치 출혈전쟁... 국민·신한 '승자의 저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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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금고 유치 출혈전쟁... 국민·신한 '승자의 저주' 우려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8.05.0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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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망 구축비 과다 지출로 '배보다 배꼽' 더 커질수도

연 34조원을 관리하는 서울시금고 제안서 접수가 30일 마감됐다. 올해부터 처음으로 1금고(일반·특별회계)와 2금고(기금)를 분리해 선정하는 서울시금고 입찰에 103년의 아성을 지난 우리은행과 이를 빼앗으려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3파전으로 진행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달 25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서울시 금고 입찰 제안서 접수에서 우리·KB국민·신한은행이 1~2금고 모두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우리은행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 2금고 입찰에만 참여하며 ‘선택과 집중’의 양상을 보였다. 앞서 설명회에 참석했던 IBK기업은행은 입찰을 저울질했으나 내부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입찰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번에 그간 단수금고로 운영해온 시금고를 비중이 큰 일반·특별회계의 관리는 제1금고, 기금 관리는 제2금고에서 담당하도록 하는 복수금고 체제를 도입했다.

1~2금고 입찰이 가능해지면서 은행권 기관영업 '눈치전'도 치열했다. 서울시가 1금고와 2금고를 분리해서 입찰을 받았지만 두 곳 모두에서 최고점을 받으면 한 사업자가 모두 맡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실제 나흘간 제안서 접수가 이뤄졌지만 입찰에 참여한 대부분의 은행들이 마지막 날인 30일에 제안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금고 평가 항목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30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8점) △시민의 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5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9점) 등 5개 항목이다. 우리은행이 지난 2014년 약정한 출연금 규모가 1400억원이었던 만큼, 이번에 은행들이 이보다 높은 금액을 써냈을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관측이다. 실제 ‘모’은행은 출연금만 3천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혈경쟁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광역 지자체 금고 중 최우선으로 꼽히는 서울시 금고를 차지하기 위해 출혈도 불사하는 모습을 보이며 치열한 경합을 펼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일 서울시 금고유치와 관련해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이 금고를 유치하게 되면 전산망을 새롭게 구축하던가 우리은행의 시스템을 대여해야 한다”고 말하며 “금고유치전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모양새가 나올수 있으며 ‘승자의 저주’라는 말도 들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서울시는 제안서를 접수한 은행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을 포함한 제안설명을 듣고 심사위원회의 서류심사 등을 거쳐 5월 중순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금고 심의 위원회는 금융·전산 분야 전문가, 시의원 등으로 구성되며, 각 금고별 1순위 금융기관을 제1·2금고로 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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