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상공인 대변할 자리에 '反소상공회 인사' 앉힌 동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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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소상공인 대변할 자리에 '反소상공회 인사' 앉힌 동반위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8.04.2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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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25시] 소상공회 고발단체 인사를 4기위원에 위촉... 공정할 수 있나
지난 17일 열린 동반성장위원회. 사진=동반성장위원회

[시경25시] 지난 17일 제 4기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가 ‘격차해소 동반위’라는 모토를 내걸고 출범했다. 제 4기 동반위는 권기홍 위원장을 비롯 대·중견 기업계 최고경영자(CEO) 10명, 중소기업계 CEO 10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동반위의 구성을 두고 출범초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소상공인의 대표격으로 참여한 '모'마트 사장인 L모씨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4기 동반위가 출범한 다음 날인 18일 성명을 내고 “동반위의 본질인 대-중소기업간 분쟁을 조정하는 사회적 합의에 있어 소상공인들은 배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롭게 구성된 동반위에 소상공회가 추천한 인사가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소상공회는 “동반위에 소상공회 관련인사를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소상공회 추천인사를 배제한 것은 소상공회는 물론 700만 소상공인 전체를 경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라며 발끈했다.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동반위에서 밝힌 소상공인 대표이다. <관련기사 : [단독]소상공 사업서 '소상공회' 뺀 중기부... 왕따 이어 패싱?>

본지 취재결과 L모씨는 소상공회의 분열을 획책하고 있는 '소상공인정상화추진위원회(이하 정추위)'의 한 멤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상공회의 회장 선거를 파행으로 이끌고 어렵사리 치러진 회장 선거에서 40:8로 대패를 한 집단이 정추위이다.

최근에는 중소상공인희망재단의 위탁사업비 4억여원의 회계누락과 관련해 소상공회 회장을 횡령죄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희망재단의 한 관계자는 “위탁사업이 진행될때는 희망재단이 당시 미래부의 시정명령을 이행하고 있던 기간중이라 회계문제 등을 평상시보다 훨씬 꼼꼼하게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사업진행 과정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세부내역 등은 국세청에 공시까지 되어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본지 취재결과 정추위는 희망재단에 이와 관련한 어떠한 문의도 한 것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상공회를 흔들고 있는 정추위의 배후에는 중기부와 여권이 있다는 의혹은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지난 16일에는 소상공회에 대한 중기부의 행정감사가 최회장을 찍어내기 위한 ‘표적감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며 정추위가 고발한 건에 대해서도 중기부는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관련기사 : 소상공인聯 '표적감사' 논란... 여권-중기부-협회임원 개입설>

동반위는 L모씨 선정과 관련해 “소상공인을 대표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신규위원을 위촉하기 위해 소상공회 산하단체인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 연합회 회장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상공인 대표를 선정하면서 이해단체인 소상공회의 추천 인물을 배제하고 중기중앙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했다는 점은 석연치 않아 보인다.

동반위의 이러한 선정에 대해 소상공인업계에서는 추후 논의될 적합업종에 대한 공정성 시비를 제기하고 있다. 자신들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기 위해 소상공회를 흔들고 있는 정추위 소속 인사가 적합업종을 선정하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자신들과 이해관계를 달리 하는 소상공인단체의 업종은 적합업종 선정 과정에서 불이익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적합업종 선정이 제 아무리 공정하다 해도 소외되는 업종의 단체는 L모씨의 소상공인 대표성을 문제 삼아 공정성 시비를 제기할 수도 있다. 소상공회회장 선거에서 겨우 17%의 지지를 받은 집단의 일원이 소상공인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정통성시비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 

동반성장위원을 역임했던 한 교수는 “적합업종 선정은 위원 1인에 의해 좌우되는 결정구조가 아니지만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도 말하기 힘들다”며 “동반위원이 마음먹고 덤빈다면 몇 개 업종을 배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동반위는 대기업의 자금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 그런데 앞으로는 동반위원의 불합리한 선정으로 인해 ‘찌그러진 운동장’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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