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땅콩' 이어 동생 '물컵'... 대한항공 날개 꺾는 갑질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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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땅콩' 이어 동생 '물컵'... 대한항공 날개 꺾는 갑질자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8.04.1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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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조현민 전무 檢 고발... 폭언녹취록 추가 공개
“대한 빼라” 청원 등장, 외신까지 비난 ‘국제적 망신’
(왼쪽부터)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방송화면 캡쳐

광고회사 직원에게 물컵을 던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검찰에 고발됐다. 김진숙 민중당 서울시장 후보 등은 지난 13일 오후 조 전무를 특수폭행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김 후보는 고발장 접수에 앞서 "노동자들을 모독하고 함부로 대하는 것이 일상이 된 기업하는 사람들이 처벌받을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며 "수많은 을을 대변해 고발장을 접수한다"고 말했다. 앞서 온라인 익명 게시판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둘째 딸인 조 전무가 광고 업체 직원들과 회의 도중 A팀장에게 음료수병을 던졌다는 글이 올라왔다.

조 전무가 A팀장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화를 내며 음료수병을 던진 뒤 음료수를 얼굴에 뿌렸다는 내용이다. 대한항공은 물이 든 컵을 회의실 바닥으로 던지면서 물이 튄 것일 뿐 직원의 얼굴을 향해 뿌린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조 전무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조 전무는 이날 휴가를 내고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조 전무가 직원에게 고성을 지르는 것으로 보이는 음성파일이 폭로됐다. 14일 한 인터넷 매체는 조 전무의 폭언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대한항공 직원에게 제보받은 것이라고 밝힌 이 음성파일에는 조 전무로 추정되는 여성이 고성을 지르며 누군가를 질책하는 육성이 담겨 있다. 이 여성은 "에이 XX 찍어준 건 뭐야 그럼"이라며 욕설과 함께 고성을 질렀고, "누가 몰라? 여기 사람 없는 거?", "됐어, 가"라고 압박했다. 이후에도 이 여성은 흥분한 목소리로 "몇 번을 얘기해", "그만하라 그랬지!", "나도 미치겠어. 진짜", "어휴 열 받아 진짜" 등 소리를 지르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해당 기사는 이 음성파일을 녹음한 직원이 "대한항공 본사에 있는 집무실에서 조 전무가 간부급 직원에게 욕을 하고 화를 내던 상황"이라며 "매우 일상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음성파일 주인공이 조 전무인지, 언제 어떤 상황이었는지 등에 대해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전무의 갑질이 폭로되자 청와대에는 조 전무와 관련한 국민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대한항공 조현민 처벌', '조현민 전무 갑질 조사 및 처벌 청원' '조현민 등 갑질 방지 대책 수립 요청' 등의 청원이 이어졌다.

특히 '대한항공'이라는 사명에서 '대한'을 빼고 태극기 로고도 삭제하라는 청원도 여러 건 올라왔다. 한 청원글은 "대한항공은 땅콩회항부터 광고회사 직원에 대한 갑질까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국호를 사용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국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적혀 있다. '공무원 및 준공무원 출장시 대한항공 이용 금지 청원' 등도 눈길을 끌었다.

조 전무의 추태는 외신을 통해 세계로 퍼져나가 국제적인 망신까지 빚고 있다. 수상 배당을 받은 서울 강서경찰서는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업무상 지위에 의한 갑질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전무는 현재 베트남 다낭에 머물고 있다. 다음 주 초 귀국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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