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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25시] 시신운송료 5배 더주는 경찰청... 세금이 샌다최대 5배 비싼 장의차 비용으로 사설구급차 이용 논란
경찰청 25만원 vs 보건부 7만원... 경찰청 “장의차용 기준”

경찰이 법에 명시돼 있는 ‘사설구급차 이용 요금’ 보다 최대 5배가량 비싼 자체 계산법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의 사인을 하기 위해 시신을 사설구급차로 병원,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으로 보내게 되는데, 이 때 발생하는 사설구급차 이용료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지적이다. 일선 현장에 기사들은 경찰의 시신 운송료가 매우 짭짤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은 리베이트로 돌려주기도 한다고 증언하고 있다.

서울의 한 장례식장으로 장례를 치르기 위해 사설구급차가 시신을 운송하고 있는 모습. 시체 운송이 끝나면 응급 환자를 실게 된다, 사진=전국특수여객연합회

지난 4월 2일 익명의 제보자가 본지에 2장의 문서를 보냈다. 하나는 서울경찰청의 시신 처리 사업으로 추정되는 ‘지급 기준단가’, 다른 하나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1조 별표3’다. 제보자는 경찰이 법적으로 명시한 사설구급차 이용료를 채택하지 않고, 몇 배나 비싼 자체 계산법을 적용해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보의 신빙성을 알아보기 위해 일단 문서를 분석해 봤다. ‘지급 기준단가’라고 적힌 문서에는 ‘서울청’이 적혀 있다. 내용의 핵심은 서울청에서 지급하는 시체 관련 사업비가 2018년도에 바뀌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시신 운구비’다. 2017년 30만원 이하로 책정돼 있던 운구비는 2018년 들어와 5개의 ‘Km’로 쪼개졌다. 오랫동안 시신 운송사업을 해온 A씨는 이 문서에 대해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시신을 병원이나 장례식장,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보낼 때 발생하는 비용으로 경찰이 사설구급차에 운임을 주고 운송시키는 단가표라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서도 확인해봤다. 두 번째 문서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1조 별표3’다. 별표3에는 ‘이송처치료의 기준’이라는 ‘단가’가 명시돼 있다. 10km 이내는 2만~3만원, 추가요금은 1Km/800~1000원 등이다. 제보 문서와 실제 법이 똑같은지 대조해 본 결과 동일했다. 사설구급차가 ▲연예인 택시 ▲총알 택시 ▲거짓 견관등 등으로 문제를 일으키자 보건복지부가 나서 ‘사설구급차는 무조건 이렇게 요금을 받아야 한다’고 이용료를 만든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택시 요금과 같다.

본지에 제보된 2개의 문서. 왼쪽은 경찰에서 만든 시체 운구비 단가표, 오른쪽은 응급법에서 규정한 사설구급차 이용료.

이 두 문서에 나와 있는 요금 체계를 비교해 봤다. 경찰청에서 책정한 요금이 3~5배 가량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25km 거리에 있는 병원으로 시신을 이송한다고 가정해 보자. 서울경찰청 기준으로는 25만원, 보건부 기준으로는 7만원(기본요금 3만원 + 거리요금 왕복 40km 4만원)이다. 약 3.5배의 차이가 난다. 가격적으로는 18만원의 차이가 난다.

한 해에 경찰이 시신 이송료를 책정한 사업비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다만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1년 사망자 수는 28여만명이다. 이중 1%만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이 국과수 등으로 시신을 이송 시킨다고 가정해보면 1년 동안 약 5억400만원(2800명*18만원)의 세금이 새고 있는 셈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사설구급차의 이송료를 신설한 시점은 2010년 11월 21일이다. 7~8년 동안 매년마다 이렇게 세금이 새고 있었다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고, 지난해까지 30만원 정도 받고 있다는 부분을 감안하면 5억400만원 보다는 더 많은 세금이 매년 낭비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내용이 사실이면 막대한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단가표가 정말로 경찰청에서 만든 문서인지 확인해 봤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리가 만든 것이 맞다. 그런데 (이 단가표는)장의차 법적으로는 특수여객 이용 요금이다”고 답했다. 사설구급차 이용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자체 요금을 책정할 때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1조 별표3’를 참고했다”며 “사건 현장에서 대기 시간도 있고, 왕복을 기준으로 계산하고 있기 때문에 비싼 금액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답변을 종합해 보면 장의차를 위한 요금제이므로 사설구급차 이용료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사설구급차가 시신을 운행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까. 경찰 관계자는 "일선 현장에서 해당 차를 부르기 때문에 여기서는 정확히는 모른다. 다만 장의차와 사설구급차간 법이 충돌해 논란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때문에 그 법을 우리가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운송료를 지급하는 경찰이 사설구급차가 시신을 운송한다는 것을 모른다는 부분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경찰이 사설구급차를 부르는 과정을 정확히 알아보기로 했다.

서울에서 20여년 간 장의차를 운행한 A씨는 “형사가 직접 사설구급차 기사나 장의차 기사에 연락하지는 않는다. 장례식장으로 차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장례식장 관계자가 사설구급차를 부르거나 장의차를 보내게 된다. 형사의 의지와 상관없이 장례식장 관계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시신 운송을 마치면 해당 기사는 일선 경찰서에 문서를 올리고, 경찰은 기사 통장으로 돈을 보내주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구급차는 과연 환자와 시신을 함께 실어도 괜찮은 것일까. 세균 감염상 문제는 없는 것일까. 제도를 살펴봤다. 여객운수사업법 시행령 3조에 따르면 시신은 특수여객만 운송할 수 있다. 반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45조에는 사설구급차는 현장에서 사망하거나 진료를 받다가 사망한 사람을 ‘의료기관 등’에 이송할 수 있고, ‘등’에는 장례식장,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포함된다고 해석되고 있다. 양 제도가 충돌하고 있다.

장의차업계는 양 제도의 충돌로 자신의 업권이 침해 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국여객자동차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세금이 새는 것이 아니라 사설구급차들이 물을 흐리고 있는 것이다. 사설구급차는 상식적으로 봐도 사람과 시신을 함께 운송할 수 없다. 심지어 시신 관리 매뉴얼도 없다. 담당 형사들이 그런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국토부와 보건부가 제도 정리를 명확히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정규호 기자  jkh@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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