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환~해졌네"... 경동시장 속 노브랜드, 상인·고객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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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환~해졌네"... 경동시장 속 노브랜드, 상인·고객 '반색'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8.04.0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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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쇠한 재래시장 이미지 탈피… 시장이 밝아졌다
고령자 위한 이동편의, 부족한 주차공간… 해결과제도 산적
경동시장 상생스토어 건물 간판과 홍보 현수막. 사진= 이마트

“전통시장에 마트가 들어서니 보기도 깔끔하고 분위기도 밝아졌다. 노브랜드 덕분에 앞으로 젊은 고객들도 많이 찾을 것을 기대한다” 경동시장에 문을 연 노브랜드를 방문한 경동시장 상인 황모씨가 웃으며 말했다.

5일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서울에선 처음으로 경동시장 신관 2층에 문을 열었다. 고객뿐만 아니라 상인들도 노브랜드를 방문해 제품을 구입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살펴보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날 노브랜드를 방문한 60대 박모씨는 “노브랜드가 오픈했다는 말을 듣고 직접 찾아왔다”며 “노브랜드 제품이 저렴하고 좋다는 말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직접 둘러보니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근처 다른 마트나 백화점이 있지만 거리가 멀어 쉽게 가기 어려웠는데 경동시장에 노브랜드가 생겨 앞으로 자주 찾아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동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찾은 고객들. 사진= 이마트

노브랜드가 자리잡은 경동시장 신관2층은 공실률이 60%에 달할 정도다. 또 서울열린데이터광장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60세 이상 유동인구 비율이 55%이상을 차지할 만큼 노쇠한 재래시장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에 경동시장 측이 노브랜드 유치라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고, 실제 안성맞춤시장점 개점 과정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면서 노브랜드 유치에 적극 나서게 됐다.

경동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 자리잡은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 '카페숲' 전경. 사진= 이마트

젊은층의 유입을 위해 노브랜드는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 ‘카페숲’, 동대문구 작은도서관, 어린이희망놀이터, 고객쉼터를 조성했다. 쇼핑 도중 고객들이 아이를 맡기거나 차를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객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특히 노브랜드는 시장 상인과의 상생을 위해 냉동과일·축산을 제외한 일반 채소, 과일, 건어물, 수산 등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경동시장 측의 요청으로 영업시간도 일반적인 오전 11시~ 오후 9시에서 각각 1시간씩 앞당겨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정했다.

이외에도 상생 일환으로 영업 전단에 인근 9개 시장을 노출시키는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등 시장 홍보에도 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아직 보완돼야 할 것도 많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대 최모씨는 “노년층도 많이 찾는데 2층에 위치한 매장을 계단으로 오르내리기 불편하다”며 “이 점을 고려해 에스컬레이터 등의 편의시설이 보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경동시장 상인회는 “에스컬레이터 등의 편의시설을 고랬지만 건물 구조상 설치가 쉽지 않았다”며 “향후 시설 보완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족한 주차공간 확대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제기동에 위치한 경동시장은 청량리를 앞두고 있어 극심한 교통 혼잡 지역으로 꼽힌다. 시장 주변은 각종 야채, 청과물, 약재 등의 물건을 싣고 내리는 트럭과 이를 배달하는 오토바이, 자전거 등이 즐비해있어 정체현상이 극심하다.

하지만 경동시장 내부 주차공간이 수용할 수 있는 차는 180대로 매우 부족하다. 젊은층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각종 편의공간을 구비했지만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이들의 집객력이 감소될 우려가 있다.

이날 노브랜드를 방문한 상인은 “주차공간이 많이 부족하다. 젊은층이 많이 찾아오게 하기 위해선 더 넓은 주차공간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동시장상인회는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서울한방진흥센터의 주차장은 차량 199대 주차가 가능하다”며 “향후 동대문구와 협력해 이 공간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서울은 경동시장에서 첫 문을 열었지만 전국적으로 당진어시장(2016년8월 개점), 구미선산시장(2017년6월 개점), 안성맞춤시장(2017년8월 개점), 여주한글시장(2017년10월 개점) 등 총 5곳이다.

상생스토어 오픈으로 재래시장 집객률이 상승하는 등 다양한 지표로 활력을 되찾은 것으로 나타난다. 당진어시장은 2017년4월 집객률이 62%에서 2017년 12월 75%로 상승했으며, 안성맞춤 시장도 일평균 방문객이 550명에서 700명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마트 측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효과가 알려지며 입점문의 제안이 전국 각지에서 들어오고 있어 향후 상생스토어를 확대해 전통시장과 함께 공생할 것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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