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N] 냉탕·온탕 오가는 '농심' 넷심, 라면왕국 위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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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N] 냉탕·온탕 오가는 '농심' 넷심, 라면왕국 위상 변화?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8.03.30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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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다섯째주, 빅데이터로 살펴본 ‘농심’
만우절 ‘라면사탕’ 마케팅 반응 폭발적, 실제 발매 요청도
가라앉는 농심, 부상하는 오뚜기… 라면 점유율 역전될까
고르게 높은 부정감성어… “국민이 뭉쳐 바꿀 수 있다”

국내 라면점유율 50%이상을 차지하며 명실공히 국내 라면1위기업  농심은 지난 한 해 많은 곤혹을 치렀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과 맞물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농심 법률고문으로 재직했다는 것이 드러나며 삼양라면의 몰락을 이끈 우지파동이 정치적 모략이었다는 여론이 조성됐던 것.

이로 인해 농심라면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실제 일부 피시방에선 농심라면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공고문이 붙기도 했다.

더불어 실제 농심은 매출원가율이 1.4%하락했지만 5.5%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국정 혼란상황을 틈탄 가격인상이란 비난을 면치 못했다. 국민적 비난 여론의 영향과 간편식 등 다양한 간편음식이 증가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의 이유로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4년 58.9%에서 작년 52%로 하락했다.

반면 라면가격이 줄줄이 인상하는 가운데서도 홀로 가격을 유지한 ‘오뚜기’는 정규직 전환 이슈와 맞물리며 최근 점유율이 2014년 18.3%에서 작년 25.6%로 급격히 상승하는 등 ‘갓뚜기’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라면왕국 농심의 위태로움이 일시적 여론의 영향인지, 시대적 흐름인지는 향후 지켜볼 대목이다.

◇ 만우절 '라면사탕' 마케팅 호평... '김기춘·우지파동 연결' 부정여론 높아

<시장경제>가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2017년 3월 29일부터 2018년 3월 28일까지 1년 간 트위터, 블로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뉴스에 올라온 '농심' 버즈량을 집계한 결과 총 17만7312건으로 나타났다. 트위터는 14만3275건, 블로그 1만2661건, 커뮤니티 1963건, 인스타그램 1만4191건, 뉴스 5222건이다.

그래픽 디자인. =조현준

농심 관련 버즈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것은 작년 4월1일 만우절에 농심이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라면사탕’이다. 막대에 작은 라면이 꽂혀있고, 신라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 입맛에 맞는 제품의 스프를 찍어먹는 방식이다.

이는 실제 출시가 아닌 만우절을 맞이해 농심이 낚시용 이벤트 제품을 발표한 것이지만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고, 실제로 발매하라는 요구가 있었다. 한 누리꾼은 ‘농심이 스프에 찍어먹는 라면사탕 출시래여, 농심 진짜 최고야!’라는 글로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해당 내용이 게재된 페이스북에도 ‘진짜 출시되면 좋겠다’, ‘진짜 출시되면 화이트데이에 선물로 받고 싶다’ 등의 긍정적인 글로 무려 6000여 개의 댓글과 3만3000건의 좋아요를 받았다.

농심 공식 페이스북에 게재된 라면사탕 이미지. 사진= 농심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라면사탕을 제외하면 대부분 부정적인 글이 주를 이룬다. 핵심 이슈는 두 가지로 ‘국정농단’과 ‘제품청결’ 두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국정농단 관련 누리꾼들은 ‘농심-김기춘’으로 알리며 국정농단 핵심인물인 김기춘과 농심의 연결고리를 강조하는 글이 많았다.

누리꾼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김기춘 전 실장이 검찰총장 재직시절 터진 ‘공업용 우지파동’이 터지면서 삼양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사건 8년 뒤 대법원이 삼양의 무죄판결을 내리며 검찰의 과잉기소가 논란이 됐지만 이미 삼양은 복귀 불능의 상태가 된 뒤였다. 이후 농심은 김 전 실장에게 2008년부터 비상임 법률고문으로 위촉했으며, 이를 두고 ‘보은(報恩)’ 논란이 일어났었다.

이에 대해 농심은 언론을 통해 “김 전 실장을 비상임 법률고문으로 영입한 것은 ‘우지파동’과 상관없이 농심이 바둑대회를 개최한 인연”이라고 해명했었다. 김 전 실장은 한국기원 부이사장과 고문을 지냈을 정도로 바둑을 좋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농심과 김 전 실장과의 연결고리를 의심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수상한 우지파동으로 삼양 죽이고 성장한 농심라면’, ‘농심-김기춘 잊지말자’, ‘농심: 최순실 사태’ 등을 나열하며 여전히 농심을 의심하고 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관련 부정적 이슈 외에 제품 청결에 대한 것도 상당하다. 농심은 ‘곤충왕국’으로 불려도 될 만큼 많은 곤충들이 출몰했다.

라면에서 나온 나방사체, 육개장 사발면에서 나온 바퀴벌레 사체들이 발견돼 각종 SNS에 제보했고, 이는 누리꾼들의 많은 공분을 샀다. 누리꾼들은 ‘농심은 동물들이랑 친한가보네. 쥐머리새우깡, 개미새우탕’ 등의 댓글을 달았다.

◇ 라면·국정농단 연관어↑, 긍정 감성어 ‘최고’ 홀로 독주

농심 연관어 대부분은 라면이나 국정농단과 관계된 것이다. 주요 연관어 순위를 살펴보면 ▲라면 ▲팔도 ▲김기춘 ▲오뚜기 ▲치킨 ▲소비자 ▲롯데 ▲이사 ▲사탕 등이 눈에 띈다.

그래픽 디자인. =조현준

연관어 라면과 사탕은 ‘라면사탕’ 관련된 것으로 만우절 낚시성 제품 출시 광고에 많은 누리꾼의 호평이 있었다. 이 외 라면 관련 작년 6월4일 한 누리꾼이 “오뚜기 올해도 라면값 동결 2008년 100원 인상 이후 10년째 같은 가격. 소비자들 가격 부담 커진 상황 우선 고려함. 직원들 모두 정규직. 농심 지난해 12월 5.5%인상. 라면시장 점유율 급락함. 국민들 뭉치면 바꿀 수 있다”란 글이 3546건의 리트윗을 받으며 누리꾼들의 공감을 받았다.

연관어 중 눈에 띄는 것은 4위를 차지한 ‘오뚜기’다. 농심의 김기춘 관련 이슈와 가격 인상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을 때 오뚜기는 라면값 동결로 ‘갓뚜기’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래픽 디자인. =조현준

이런 오뚜기와 농심의 비교는 감성어에서도 이어진다. 부정감성어 ‘밀리다’는 작년 6월4일 한 누리꾼이 “농심이 오뚜기에 밀린다는 기사를 보고 진심 너무 뿌듯함… 매번 마트가서 농심 전혀 안삼. 이런 연대의 동질감을 느끼다니”란 글이 5120건의 리트윗을 받았다.

긍정감성어는 라면사탕 관련 ‘최고이다’란 단어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지만 그 외 긍정 감성어는 소폭의 버즈량만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부정감성어는 대부분 고르게 높은 수치의 버즈량을 기록했다.

이는 만우절 라면사탕 마케팅이 매우 성공적이었지만 그 외 지난 1년간 웹상에서 국민들은 여전히 ‘농심’이란 브랜드에 대해 부정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될 수 있다.

데이터 분석 정학용 연구원/분석보고서 문의(xiu04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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