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25시] 유진 공구마트 심사 코앞인데... 담당관 지방 발령낸 중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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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25시] 유진 공구마트 심사 코앞인데... 담당관 지방 발령낸 중기부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8.03.25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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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대기업 로비" 반발.. 개장 28일 결론
지난 1월 29일 여의도 유진기업 본사 앞에 전국의 공구상인 3천여명이 모여 궐기집회를 갖고 있다.

[시경25시] 지난 3월 6일 중소벤처기업부 상생협력지원과에 소속된 A서기관이 광주전남중기청 과장으로 승진·전보되는 인사발령이 났다. 그러나 (사)한국산업용재협회(이하 협회)를 포함한 일각에서는 해당인사를 "대기업의 로비에 의한 인사"라며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A과장은 2015년 1월, 유진 등 19개 기업이 중소기업으로 위장해 조달청의 입찰에 참여했다며 검찰에 고발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대기업인 ‘다이소’의 문구류 판매로 인해 골목상권이 침탈당하고 있다며 ‘다이소’의 문구판매 중지 결정을 이끌어낸 바 있는 인물이다.

중기부 상생협력지원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관련 정책의 추진상황 점검 및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A과장은 여기에서 유진기업의 ‘산업용재마트’ 진출사업과 관련된 사업조정 업무를 맡고 있었다. 협회는 지난 해 말 유진기업이 산업용재마트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내세운 자회사인 ‘유진하드웨어’를 상대로 중기부에 중소기업 사업조정심의회 심의를 신청했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로 대부분이 소규모 업체인 공구상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내용이며 지난 1월 28일 중기부는 최종 심의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유진기업에 일시사업정지 권고 결정을 내린 상태이다. 중소기업 사업조정심의회의 최종 권고는 오는 3월 28일 나올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와중에 ‘대기업 킬러’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A과장이 지방으로 발령이 나자 협회측에서는 유진기업이 중기부에 로비를 해 인사발령을 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유진기업은 일시사업정지 권고결정 이후에 사업주체를 '유진하드웨어'에서 '(주)이에이치씨'라는 법인으로 바꿨다. '이에이치씨'는 2010년 12월 설립된 '동양티와이'가 올해 2월19일에 상호를 변경한 회사이다.

이에 대해서도 협회는 중소기업으로 등록된 '이에이치씨'를 통해 산업용재시장에 진출하려는 유진의 꼼수라며 비판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지난 12일 결정된 로또사업자 선정에서도 유경선 회장의 뇌물공여로 인한 입찰참가자격제한을 피하기 위해 동양을 내세워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2015년에는 중소기업으로 위장해 조달청의 입찰에 참여했다 철퇴를 맞은 전력이 있어 사업체 변경이 대기업을 면피하기 위한 물타기라는 지적이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유진기업측은 “유진은 중기부 인사에까지 관여할 수 있을 만큼의 로비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협회가 말도 안 되는 억측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체변경과 관련해서도 “이에이치씨로의 변경은 이미 6개월전부터 진행돼 왔던 작업이며 어떠한 명칭을 사용해도 대기업 계열사임을 다 알고있다. 유진기업이 진행한다는 사실을 중기부에서 알고 있기 때문에 사업조정 심사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당사자인 A과장 또한 “승진돼서 지방 발령받아 광주로 온 것일 뿐 유진기업의 사업조정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며 “로비에 의한 인사이동이라는 억측은 중기부를 모독하는 언사”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 편 지난 19일 국회에서 개최된 ‘유진기업 산업용재 시장 침탈 관련 긴급 간담회’에 참석한 중기부 상생협력지원과 박종학 과장은 “유진기업의 사업조정 심의절차가 진행중이라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전제한 뒤 “소상공인들의 자구노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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