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북한이 제주해군기지 반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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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북한이 제주해군기지 반대하는 이유
  • 김성만
  • 승인 2016.06.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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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침투와 적화통일에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김성만(코나스)   

  북한은 2011년 10월6일‘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보도 제980호’를 통해“최근 남조선에서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제주도 주민들을 비롯한 각 계층의 투쟁이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다”며“남조선 당국은 분노한 민심과 내외여론의 경고를 똑바로 보고 침략적인 해군기지 건설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서는“우리 공화국과 주변 나라들을 겨냥한 새로운 전초기지, 병참기지로 만들려는 극악한 범죄적인 책동”이라며“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지역정세 안정을 파괴하는 것으로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제주도 주민들을 비롯한 남조선의 각 계층 인민들은 4·3봉기의 그 정신, 그 투지로 평화와 안정, 생존권을 엄중히 위협하는 괴뢰 호전광들의 해군기지건설 책동을 반대, 배격하기 위한 투쟁의 불길을 더 세차게 지펴 올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같이 북한은 지난 5월부터 노동신문, 평양방송, 민주조선 등의 대내 매체와 조선중앙통신, 우리민족끼리, 구국전선 등 대외매체를 통해 제주 해군기지 건설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민주노동당과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등 친북좌파 세력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며 이들을 독려하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사업은?
 
  제주도 강정항에 해군 기동전단(機動戰團)을 수용하기 위해 기지(민·군 복합형 관광미항)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중·대형함 20여척과 15만 톤급 크루즈선 2척을 수용하는 규모로 부두길이는 2400m이다. 사업비는 2006~2015년 간 총1조310억 원(국토부 534억 원 포함)이 투자된다. 기동전단의 주 임무는 제주도/이어도와 주변해역을 방어하고 우리의 생명선인 해상교통로(SLOC)를 보호하는 데 있다. 국방부는 1993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해군본부 자료).
 
  북한이 반대하는 이유?
 
 . 북한은 과거부터 제주도 해안(우도 포함)으로 간첩을 가장 많이 침투시키고 있다. 해안선이 길고 경계밀도(警戒密度)가 약하여 연중 해상침투가 가능하다. 그리고 제주도는 산이 크고 깊어 드보크(debok, 무인포스트)를 설치하기가 용이하다. 드보크에 숨겨놓은 무기(총기, 폭발물)와 장비(무전기, 난수표 등)는 추후 고정간첩들이 다른 수단(선박 등)을 이용하여 육지로 쉽게 이송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검거된 간첩들의 진술에 따라 발굴한 드보크도 제주도가 가장 많았다.
 
  그리고 2011년 8월 공안당국이 발표한 왕재산 간첩단사건을 보면 북한이 반대하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왕재산(2001년에 결성한 남한 내 반국가단체)은 지령에 따라 인천지역을 혁명투쟁의 전략거점으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결정적 시기의 주요 기관·기간시설 타격계획을 세웠다.
 
  타격 목표는 인천시청과 인천지역 케이블방송국 3곳, 모 대기업 인천공장, 인천 연유창, 주안공업단지, 인천항, 모 보병사단 연대·공병대대, 모 공수특수여단, 각 경찰서·파출소 등이다.
 
  북한 정찰총국의 지령은 파괴적이고 구체적이다. 2010년 말 인천 남동구, 남구, 동구를 거명하면서 2014년까지 지역 행정기관, 방송국 등을 유사시 장악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인천지역 저유소, 공업단지 등에 핵심성원을 배치해 2014년까지 폭파준비를 완료하고 노조와 방송국, 경찰서 등에도 혁명 무장대를 결성하도록 준비하라고 했다.
 
  정찰총국은 2009년 2월에 노동당 작전부(침투공작원 호송·안내 담당)와 35호실(대외정보 수집),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 그리고 225국 등 4개 부서의 통폐합으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천안함 폭침(爆沈), 디도스 공격, 황장엽 선생 암살시도 등의 도발을 주도했다.
 
  왕재산은“민주노총 인천본부 등을 비롯한 제반 단체에 대한 사업이 많은 성과를 내고 있으며 유사시 동원할 조직 역량이 200여명에 달한다”는 대북 보고문을 올렸다. 이와 같이 군부대를 공격할 경우 고성능 폭약과 정밀무기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확보가 어렵다. 당연히 북한에서 수송을 해야 할 것이다.
 
  그 외에도 한국 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고정간첩이 약5만 명(故 황장엽 선생의 증언)으로 이들에게 필요한 물자 수송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검색이 강화되고 있는 공항과 항만을 이용하기는 어렵다. 육지의 해안은 경계가 삼엄하다. 따라서 북한의 입장에서는 제주도 해안을 활용하는 것이 위험도가 낮고 성공 확률이 높다.
 
  더구나 최근에 개발한 잠수함정(400톤 상어급 잠수함, 130톤 연어급 잠수정)과 반잠수정(대동급)은 성능이 우수하다. 제주도는 사방이 국제 항로대(航路帶)라 위장 선박(상선, 어선)을 이용한 침투가 용이하다. 이송된 무기(폭약 등)가 제주도 내에서 사용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제주 해군기지가 예정대로 건설되면 북한의 제주도 해안 침투는 어렵게 될 것이다. 이후 제주도는 안전이 더욱 보장되는 지역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일부 국민(정치인 포함)과 단체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현명하게 처신해야 할 것이다. (konas)
 
 김성만(예비역 해군중장. 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2011.11.09 09: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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