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아닌 공간을 팝니다"... 취향 저격, 똑똑해진 유통가 매장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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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아닌 공간을 팝니다"... 취향 저격, 똑똑해진 유통가 매장변화하는 소비자 구매형태, 똑똑한 매장의 변신
제조하지 않고 유통만 해도 ‘브랜드’되는 세상
매장방문 목적 ‘소유’아닌 ‘향유’, 구매는 놀이의 결과물
유니클로 압구정점. 사진= 유니클로

워라벨, 가심비, 소확행 등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형태와 라이프스타일이 많이 변하고 있다. 이에 맞춰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유통가의 매장도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기존 제조기업의 단일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일반적인 매장에서 다양한 브랜드, 특화 브랜드로 구성된 매장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이제 전통적인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며 “이젠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닌 공간을 파는 시대”라고 제언했다. 소비자들은 이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단순히 방문하는 것이 아닌 공간에서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매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SPA브랜드 ‘가성비·가심비’모두 잡았다… 마트3사도 출시 ‘성공적’

매장 트렌드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자사상표 의류 전문판매점)가 있다. SPA는 기존의 생산제조와 유통을 분리했던 것을 하나로 합친 것으로 제조업체가 직접 생산, 디자인, 유통, 판매를 한 회사가 모두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주요 SPA브랜드는 유니클로, 자라, H&M, 탑텐 등이 있다. 1986년 미국 청바지회사 갭(GAP)이 처음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부분 직영점 형태로 운영된다. SPA브랜드의 강점은 제조에서 판매까지 한 곳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을 꼽을 수 있다. 또 바로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패션 트렌드에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자 대형마트도 SPA브랜드를 자체 출시했다. 이마트는 자체 SPA브랜드인 ‘이마트 데이즈’를 출시했고,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로 2016년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마트의 SPA브랜드 ‘테(TE)’는 유명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통해 상품 질을 높였고, 홈플러스의 F2F는 10만원 안팎의 정장으로 높은 매출을 올렸다. 두 곳 모두 2016년 기준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불황인 패션업계에서도 SPA브랜드는 약진하며 업계의 기둥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대부분의 패션기업은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SPA브랜드는 15%~27%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SPA브랜드의 분발은 기존 브랜드 대비 저렴한 가격과 높은 실용성으로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를 충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제조와 유통을 함께 하는 SPA 브랜드의 특성상 유행에 민감한 제품을 시장에 발 빠르게 내놓는 것도 소비자 호응도를 높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 편집숍, 멀티숍,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킬러… 고객 맞춤 매장 ‘전성시대’

한 매장에 다양한 브랜드가 망라된 편집숍이나 멀티숍은 이제 보편화된 매장이다. 대표적으로 원더플레이스를 꼽을 수 있다. 비슷한 개념의 멀티숍으로 ABC마트나 하이마트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제조업체 기반 매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매장이 소비자에게 높은 호응도를 얻고 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원더플레이스, 슈펜, 일렉트로마트, 무지. 사진= 각사

편집숍이나 멀티숍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한 공간에 다양한 브랜드가 모인 유통브랜드라는 것이다. 상품을 직접 제조하지 않지만 이를 모아 유통만시켜도 브랜드가 되는 세상이 됐다.

이는 소비자의 요구와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유통가의 똑똑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유통매장운영 전문 업체 아리오의 이인희 대표는 “이제 고객들은 구매를 위해서 매장을 방문하지 않는다.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소유’가 아닌 ‘향유(체험)’를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예전엔 매장을 방문하는 목적이 구매였다. 하지만 최근 그 목적이 향유(체험)으로 옮겨졌다. 이는 구매전 사전행동인 아이쇼핑과는 의미가 다르다. 최근 소비자들은 쇼핑을 하나의 ‘놀이’로 인식하고 있고, 구매는 놀이행위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런 매장 트렌드와 고객의 변화가 모든 유통매장에 이롭게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 제조업체 매장으로 구성된 백화점의 경우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백화점도 편집숍이나 SPA브랜드 매장을 늘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매장은 제조업체 기반의 매장으로 구성돼있다. 특히 온라인, 홈쇼핑이 크게 성장하면서 백화점의 매리트는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브랜드들이 백화점 입점을 꺼리는 분위기다”며 “매장트렌드 변화에 맞물려 집객력도 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높은 임대료가 주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전통적으로 유통 트렌드를 주도했던 백화점이 이제 시대의 흐름에 밀려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준영 기자  ljy@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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