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법 개정에 통근버스 올스톱… 장거리 공무원·근로자 '멘붕'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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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법 개정에 통근버스 올스톱… 장거리 공무원·근로자 '멘붕'‘근로자 11시간 연속 휴식’ 조항으로 전세(통근)버스 운영 불가능

근로기준법을 개정했더니 통근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공무원‧산업체 근로자들의 발이 묶이는 상황이 벌어졌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연속 휴식 시간 11시간 보장’ 내용이 추가되면서 휴식 형태가 다른 전세버스업종이 이 조항을 지킬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개정안 59조(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에 따르면 회사는 근로일 종료 후 다음 근로일 개시 전까지 근로자에게 ‘11시간 이상의 연속 휴식’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전세버스회사는 이 조항에 따라 1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가진 기사만 배차해야 하는데, 1인1차로 운영되는 업계의 상황상 배차가 불가능하다.

서울-세종시를 출퇴근하는 통근버스로 가정해 보자. 세종시 공무원들의 퇴근 시간은 보통 18시 30분에서 19시 사이다. 공무원들은 19시에 퇴근 버스를 탑승했다. 서울까지는 보통 2시간 정도 걸리므로 21시에 도착했다. 차가 막힐 때는 30분 정도 더 소요된다. 전세버스기사는 공무원들을 내려주고, 차고지로 이동했다. 차고지 도착 시간은 대략 22시30분 정도가 됐고, 최종적으로 근무가 종료됐다.

기사는 원래대로라면 다음 날 06시 정도에 출근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11시간 연속 휴식 보장’ 제도가 신설됐기 때문에 11시간 휴식을 취하고 오전 9시에 차고지로 출근을 한다. 통근버스 출발지에 도착했더니 10시 정도가 됐다. 오전 10시면 공무원들의 업무가 이미 시작돼야 하는 시점이다. 공무원 뿐 아니라 장거리 출퇴근을 하고 있는 산업체, 기업 등 근로자들에게 모두 해당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1박2일이나 3박4일 등으로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관광(전세)버스도 똑같은 처지에 놓이게 됐다.

기사를 추가 고용하면 되지만 현재 통근, 셔틀, 관광버스 운임 단가가 매우 열악해 2배 이상 올리지 않는 이상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 관광용 전세버스의 경우에는 승객이 가자는 곳으로 가기 때문에 단가가 아무리 높아도 ‘11시간 연속 휴식’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렇듯 ‘11시간 휴게 시간 보장’ 제도를 모든 산업에 일괄 적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국회는 지난달 28일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시키는 과정에서 ‘11시간 연속 휴게 보장’ 내용을 포함시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서울전세버스조합은 업계의 사활이 걸린 사인인 만큼 전세버스를 예외 업종으로 포함시켜 달라는 ‘근로기준법 개정 검토 건의서’를 고용노동부와 국회에 최근 제출했다. 조합은 버스 1대당 기사를 추가 배정하는 등 각종 방법들을 검토했지만 계약 요금이 현재 수준에서 2~3배 가량 오르지 않는 이상 지켜내기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서울전세버스조합 오성문 이사장은 “관련 법을 지키기 위해 여러 시뮬레이션을 돌려봤지만 장거리 운행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운송원가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운임으로 대체인원 채용 자체가 불가하다. 기사 1명을 추가로 배정해 내려 보내도 버스에 탑승해 있는 상태 자체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국회의원들이 전세버스를 시내, 고속버스 같은 버스로 생각한 것 같다”며 “특례 조항에 전세버스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세버스업계는 8일(목) 13시 서울 여의도 국회 옆에 위치한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근로기준법 개정 반대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정규호 기자  jkh@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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