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족발·곱창, 새마을시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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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족발·곱창, 새마을시장 가보니
  • 서진기 기자
  • 승인 2016.12.1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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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 새마을시장] 잠실 새마을시장은 늦은 저녁까지 술 손님들로 북적인다. 술안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족발과 곱창이 한 골목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몸이 움츠러드는 초겨울, 술 한 잔 기울이러 모여든 손님들은 두 메뉴 중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눈치다. 

새마을 시장의 대표 안주 족발과 곱창, 이 둘을 파헤치기 위해 잠실로 향했다. 우선 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 골목에는 족발집들이 늘어서 있다. 한 가게 건너 족발집이 있을 정도다.

족발은 가장 흔한 술안주 중 하나지만 손님들이 새마을 시장 족발을 찾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방금 삶아 낸 뜨끈 뜨끈한 족발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족발가게들은 하루에 1번 정도 장사를 시작하기 전 고기를 삻아낸다. 때문에 저녁무렵 식당을 찾으면 식어있는 족발이 식탁 위에 오른다. 반면 새마을 시장표 족발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고기를 고를 수 있다. 차가운 족발과 뜨듯한 족발 중 선택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는 가게 안에서 수 차례 족발을 삻아 내기에 가능하다. 족발 가게마다 앞에는 커다란 솥단지가 놓여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김이 올라오는 걸 보니 계속해서 고기를 삻아내는 모양새다. 

주인은 큼직한 앞다리를 꺼내 들더니 슥싹슥싹 썰어낸다. “방금 나온 족발로 드릴까요? 아니면 식은 족발로 드릴까요?”라고 주문을 받는다. 

수많은 족발집을 다녀봤어도 이 같은 질문을 받아본 적은 처음이라고 손님들은 입을 모았다. 이 두 족발의 차이점을 되물으면 “차가운 족발은 쫄깃함이 강하고, 따뜻한 족발은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고 설명해준다. 족발도 개인 취향에 따라 골라먹을 수 있는 셈이다.

3년전 쯤 새마을 시장 족발집에 햡류한 공씨네 족발 김지희(45) 사장도 “점심과 저녁 시간에 맞춰 족발을 삶는다”고 말했다. 평일에는 오후 12시 30분과오후 6시, 두 번 삶아내는 것이다. 

손님이 많이 찾는 주말에는 무려 4번을 삶기도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후 12시 30분, 4시,6시30분,9시 이렇게 4번 삶아내요. 단골손님들은 이 시간에 맞춰서 오는 분들이 많죠.” 

감 사장은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따끈한 족발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져요. 겨울에는 여름보다 족발의 양을 늘릴 정도예요”라고 설명했다. 가격은 소(小)자가 12000원, 중(中)자가 15000원, 대(大)자가 20000원이다. 성인 2~3명이 소자를 시켜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푸짐하다. 

족발집 맞은편에는 철판에다 볶아내는 곱창볶음 가게가 모여있다. 매콤한 볶음 냄새가 지나가던 이들의 침샘을 자극할 정도다. 여기에 볶을 때 나는 연기까지 어우러지면 술꾼들은 곱창 볶음의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  

새마을시장 곱창 볶음은 가게 밖으로 철판이 나와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장님들은 가게 밖에서 곱창을 볶아내는 손길이 분주하다. 우선 큰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탱탱한 곱창을 익힌다. 그 다음 양배추와 양파, 당면, 순대를 추가하고 비밀의 빨간 양념을 한 국자 두르고 볶아낸다.

여기서 한 국자 크게 떠 넣는 양념은 다진 마늘과 고추장, 고춧가루 등을 넣어 칼칼한 맛을 만들어낸 것이다. 양념은 곱창의 쫄깃함을 살려주면서도 매콤함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깻잎 몇 장을 가위로 쓱쓱 썰어 넣고 다시 한번 볶아내면 된다. 

완성된 곱창볶음은 다시 손님상에 올라가는 작은 철판 위에 푸짐하게 올려진다. 곱창 1인분은 6000원. 성인 남성 두 명이 간단한 술안주로 시킨다면 1인분으로도 충분하다. 그만큼 푸짐한 양에 한번 놀라고, 저렴한 가격에 또 한번 놀랄 정도다. 여기에다 맛을 보면 특유의 볶음 맛으로 술안주로는 제격이다.  

곱창뿐만 아니라 순대국도 단돈 5000원. 오천원으로 든든한 한끼 식사도 문제없다.  이 역시 6,000원 정도로 모든 메뉴가 저렴하다.  

새마을 시장을 찾는 손님들은 매콤한 맛이 그립거나 주머니가 가벼울 때 이 곱창집을 찾는다. 저녁 시간에는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다. 포장해가는 손님들도 많다.

새마을 시장에서 13년째 곱창볶음 가게를 운영하는 박정남(68) 사장도 “저녁 땐 술 손님들로 바글바글하다”고 말했다. “맛잇고, 싸고, 양도 푸짐하니 술안주로는 안성맞춤이죠. 10년 단골손님들도 있고, 한번 오고 나서 단골이 된 손님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침마다 국내산 곱창을 공수해오기 때문에 더욱 신선하다고 박 사장은 말했다. 신선한 재료와 특유의 양념이 어울러져 새마을 시장을 곱창 골목으로 이끈 것이다. 박 사장은“10년 동안 변하지 않는 맛으로 손님들에게 신뢰를 쌓았어요. 이젠 곱창 볶음과 함께 시장의 인심과 정을 담아 팔고 있어요”라고 인기비결을 전했다.

따끈한 족발과 매콤한 곱창볶음. 새마을 시장을 찾는 이들은 이 두 메뉴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출출하면서 고기가 생각날 때는 족발을, 매콤한 양념에 쫄깃함이 그리울 때는 곱창 볶음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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