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생사기로] 노조 “회사는 망해도…” 팀정신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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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생사기로] 노조 “회사는 망해도…” 팀정신 실종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8.03.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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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복지 2천만원, 자녀 우선 채용 ‘세습’, 파업 때도 월급 70%
지난 20일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가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비정규직 해고금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금속노조

한국GM 노조가 그동안 받던 복지의 수준이 군산 공장 철수 이후 공개됐다. 한국GM 노조는 지난해 임금 이외 3038억원 상당의 복지를 누렸다. 임금은 평균 8700만원이며 이외에도 노조원(1만3449명) 1인당 평균 2259만원의 복지 혜택을 누렸다. 연봉과 복지가 1억원을 넘겨 황제귀족이라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본사 자료에 따르면 가장 먼저 주목되는 것이 바로 ‘고용 세습’이 복지로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장기근로자가 퇴직 시 가족 우선 채용이라는 복지가 존재한다. 조합원이 정년퇴직할 때는 물론이고 개인적으로 몸이 아프거나 장기근속하다가 퇴직해도 가족이 대신 입사할 수 있다. 

공장을 멈춰도 월급도 나온다. 한국GM 단체협약에 따르면 ‘회사가 조업단축·휴업·휴무를 시행할 경우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한다’고 규정한다. 폐쇄가 결정된 군산공장 가동률이 20% 수준이었지만 근로자들이 월급을 받은 이유다. 법원 판결로 해고했던 노조원이 복직하면 그동안 못 받은 돈의 2배(200%)를 지급하는 조항도 있다.

이 밖에도 50L 상당의 주유권에 사기진작비·송년회비·전철표도 받는다. 건강검진은 물론 한방 관리비용도 사측이 지원한다. 10년 이상 근속하면 5년 마다 금메달(근속연수별로 3~5돈)과 여행비(근속연수별로 최대 5일)를 지급하고 퇴직할 땐 위로잔치도 열어 준다. 명절이면 복지포인트(30만원 상당)를 받고, 휴가철엔 숙박시설 이용포인트(10만원 상당)를 받는다. 매년 창립기념일(10월 17일)엔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고 사측이 기념선물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유치원 80만원 지원, 중·고교 입학금·등록금·육성회비 전액 지원, 대학 입학금·등록금 전액(최대 12학기) 지원한다. 

노조원 본인이 국내외 대학에 입학하면 재학 기간을 근속연수에 포함한다. 통상임금의 70%까지 지원해 준다. 차량 구입도 지원해준다. 노조원이 차를 사면 최대 1000만원을 깎아 준다. 임직원이 차량을 구입·수리할 때 21% 할인해 준다.

노조의 복지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경영에도 참여한다. 통근버스 노선·금액은 노조 동의가 필요하고 사내 식당의 원산지·재료도 노조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 연·월차, 휴가 등을 사용하지 않아 보전해 준 비용(1040억원)까지 감안하면 단체협약에 따라 한국GM이 지난해 노조원에게 제공한 복지 혜택은 총 2억8075만 달러(3038억원)이라는 게 GM 본사의 자료 내용이다.

한편, 한국GM은 최근 ‘임금동결’과 ‘無성과급’ 등을 기초로 한 교섭안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각 부서 팀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향후 노조에 제시할 임단협 교섭안을 최근 공유했다. 

임금 인상 동결, 정기승급 유보. 임금 인상 수익성에 따라 결정, 명절 복지포인트 지급 삭제, 통근버스 운행 노선 및 이용료 조정, 학자금 지급 제한(최대 2자녀), 중식 유상 제공 등 복리후생을 대거 축소 등의 방안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GM 본사에서는 군산 공장 향후 진행에 따라 ‘신차 배정’까지 준비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장외투쟁을 예고했다. 지난 27일 전북 군산시청 앞에서 '일방적 공장폐쇄 GM 자본 규탄 및 30만 노동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28일에는 서울 종로구 주한 미 대사관 맞은편에서 같은 내용의 집회를 열고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지난 23일에는 인천 부평공장에서 비슷한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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