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빗썸 콜센터 530명 정규직化가 불편한 이유
상태바
[현장수첩] 빗썸 콜센터 530명 정규직化가 불편한 이유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8.02.15 0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빗썸

3월1일부터 주식회사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콜센터 상담사 530명 정규직 채용 및 전환이 완료된다. 빗썸의 이번 조치는 최근 알려진 정규직 전환 사례 중 굉장히 큰 사례로 꼽힌다. 빗썸의 서울 콜센터 아웃소싱 업체는 2곳, 채용대행은 1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도 빗썸의 발표대로 3월 1일부로 정규직화 될 전망이라고 밝혀 정규직 전화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빗썸의 정규직 전환 내용은 매우 알차다. 기간제 근로자, 파견·용역직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본사 직원과 동일한 근무조건과 복지를 제공받는다. 연봉은 전원이 정규직 호봉제다. 빗썸의 이런 채용 추진은 직원의 자긍심과 소속감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이 상존한다. ‘과연 이렇게 많은 콜센터 상담사가 빗썸에 필요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현재 인터넷에 올라온 빗썸 불만 글을 보면 ‘거래 불능’에 대한 불만 글이 많다. 실제 기자가 테스트 해보니 리플이 4000원대에서 2000원대로 하락하는 동안 접속 과부화 때문에 거래가 되지 않았다. 한 두 번이 아니다. 굳이 횟수를 헤아리자면 30번은 족히 넘는다. 

폭등과 폭락의 시점에는 대부분 ‘거래 불능’ 현상이 발생한다. 거래를 할 수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원금 이하의 막대한 손실을 입을수 밖에 없다. 고객센터는 이미 먹통이고 수 천 명의 대기 순번을 기다리라는 녹음 파일을 틀어 줄 뿐이다. 반나절이 지나서야 ‘무엇을 도와줄까요. 고객님’이라며 연락이 온다. 참다 못한 투자자들은 업비트 등 타 거래소로 망명하기도 한다. 

여기서 한번 생각해보자. 상담원은 과연 ‘거래 불능’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 ‘거래량 증가로 어쩔 수 없습니다. 기다리세요’가 상담의 전부이지 않을까. 또 서버 증설과 기술 업그레이드로 거래 불능 현상을 크게 줄인다면 이 많은 상담원들은 어떻게 될까. 사업 확장에 따른 채용 확대로만 판단하기에는 빗썸이 떠안아야 하는 고용 리스크는 상당하다.

업계에서는 빗썸의 콜센터 정규직 채용 정책이 우책이라는 의견이 있다. A암호화폐 거래소 전 CEO는 “거래 기능에 큰 문제가 없다면 (빗썸처럼) 콜센터 상담 인력은 많이 둘 필요가 없다. 적당하게 보유하고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빗썸의 매각설과 신규 거래소 개발설 등이 등장하면서 현재의 ‘빗썸’은 거래 불능을 해결하는데에 한계에 도달해 콜센터 직원이라도 증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또 암호화폐 거래소 1위 자리를 업비트로부터 탈환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의견도 있다. B거래소의 한 임원은 “투자자의 민원을 잘 해결해 주면 서비스 품질은 올라간다. 업비트는 24시간 카톡 상담만 하고 있는데, 불편함이 매우 크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빗썸이 선제적 조치를 통해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투자자를 업비트로 뺏기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상담이 없는 것 보다는 ‘죄송하다.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이라도 해주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겠느냐”라고 설명했다. 빗썸은 지난주 채용과 관련해 질문을 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암호화폐가 글로벌 경제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면서 거래소의 인기와 수익은 날로 커지고 있다. 돈을 많이 버는 만큼 채용에 신경을 많이 써주는 빗썸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와 함께 ‘거래 불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담 인력이라도 늘리는 것이라면 또 다른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