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마트24 vs 세븐일레븐 무인편의점, 어디까지 진화했나
상태바
[르포] 이마트24 vs 세븐일레븐 무인편의점, 어디까지 진화했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8.02.05 01: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잠실롯데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조선호텔 이마트24' 방문 비교
구입·결제 편리하지만 안전·도용 위험성도 내포
편의점 관계자 "확대는 시기상조, 시범운영하며 보완예정"

전 세계적으로 무인편의점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시애틀에 무인편의점 ‘아마존 고’를 열었고, 중국의 무인편의점 ‘빙고박스’는 매장수를 올해 연말까지 5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도 최근 최저임금 이슈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무인편의점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선 비대면결제시스템과 도난·진열·정리 등의 문제, 각종 첨단 장비들이 필요해 당장 모든 점포를 무인화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좌) 이마트24 조선호텔점 (우)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롯데타워점 정문 모습.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의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와 이마트24 무인편의점 서울조선호텔점을 직접 찾아가 비교해봤다. 업계 중 가장 먼저 무인편의점을 도입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1일 2호점을 열었다. 이곳은 롯데타워입주사 직원들과 롯데카드 회원들만 출입이 가능하지만 기자가 방문했을땐 일반인들도 출입이 가능하도록 열어둔 상태였다.

이마트24 무인편의점은 성수백영점, 서울조선호텔점 등 5곳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 중 24시간 무인점포로 운영되는 곳은 기자가 방문한 서울조선호텔점뿐이다. 다른 곳은 오후11시부터 오전6시까지만 무인점포로 운영된다.

우선 세븐일레븐의 큰 특징은 ‘핸드페이’다. 팔목 정맥의 굵기와 모양을 인식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핸드페이 등록은 매장 앞 롯데카드 직원을 통해 가능하다. 내부엔 다양한 상품이 진열돼있는데 일반 제품과 함께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념품, 건강기능식품, 와인 등 특화상품도 마련돼 있다.

반면 이마트24는 모든 신용카드로 출입과 결제가 가능하다. 세븐일레븐과 같이 한 가지 카드에 국한하지 않아 범용성은 이마트24가 더 좋은 편이다.

(좌) 이마트24 담배자판기 (우) 세븐일레븐 주류진열대.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주류의 경우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조선호텔점은 주류를 판매하지 않고 다른 곳은 직원이 있는 낮시간에만 주류 및 담배의 판매가 가능하다. 다만 직원이 없는 오후11시~오전6시 사이엔 주류와 담배 진열장을 잠궈놔 구매가 불가능하다.

주류와 담배 모두 성인인증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세븐일레븐은 점포안의 바이오 성인인증 자판기를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마트24는 신용카드 성인인증만으로 간단히 구매할 수 있어 세븐일레븐보다 구입이 용이한 편이다.

두 편의점 모두 무인이라고 하지만 완전한 무인은 아니다. 혹시 모를 사고나 고객문의 등을 대비해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상주해있다. 편의점 내 눈에 띄는 곳에 있지는 않지만 반품이나 문의사항이 있을 때 직원 연락처로 연락하거나 호출하면 이를 해결해준다는 내용의 공지가 있다.

이런 절반의 무인화는 아마존이 만든 ‘아마존 고’도 비슷하다. 아마존고는 직원이 매장 내부에 상주하며 미성년자 판매불가 제품에 대한 신분증 검사만을 한다.

(좌) 세븐일레븐 결제검색대 (우) 이마트24에서 제품을 사고 바코드를 찍는 모습. 사진= 시장경제신문DB

결제 시스템에서도 두 곳은 차이를 보였다. 이마트24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바코드 스캐너로 직접 제품을 읽히고 계산 하는 형태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은 공항에 있는 검색대와 같은 장비로 제품 바코드를 읽고 결제가 진행된다. 바코드 검색대를 지나고 미등록된 제품은 보조스캐너로 다시 바코드를 읽혀 등록해야한다.

무인계산대 사용법을 설명한 팝업. 사진= 시장경제신문DB

두 무인 편의점은 모토는 같지만 세부적인 면에서 각자의 특색을 띈다. 이마트24는 일반 편의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친숙한 면모를 보인다. 매장 디자인도 무인만 아니라면 동네 편의점을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에 비해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확실히 기존 편의점과 다른 느낌이고, 색다른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에게 신선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아는 편의점과 다른 신기함과 어색함, 번거로움이 공존해 편의점이 아닌 다른 형태의 마트라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두 곳 모두 시범으로 운영되는 곳이기 때문인지 쉽게 찾을 수 없는 곳에 위치해있다. 이마트24는 서울조선호텔 지하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롯데타워31층에 위치해있어 아직은 물건 구매목적보단 ‘구경’의 목적이 크다.

한편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편의점은 무인점포로 활로를 열고자 하지만 무인화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편의점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몇 곳에선 ‘키오스크’를 설치해 제품 주문을 받는다.

그러나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무인점포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상용화까진 기술력이나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 장애인 등의 이용불편으로 인해 이를 모두 보완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아직은 시기상조란 견해가 일반적이다.

더불어 가맹점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문제도 있어 당장 눈에 띌 만큼의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역시 무인편의점을 오픈했지만 당분간 더 이상의 확대는 않을 것이라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편의점 관계자들도 현재는 테스트 단계기 때문에 확대보단 시범운영을 통해 보완해갈 방침이라 전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