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건전성 위기...수십조원 준비금 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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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 건전성 위기...수십조원 준비금 쌓아야
  • 임현호 기자
  • 승인 2016.10.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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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뒤 결손액 부채로 전환... 자본감소로 지급여력비율 하락 우려
ⓒ삼성생명

2020년 시행되는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을 앞두고 대형 생명보험회사들의 금리확정형 상품 결손금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손금은 지출이 수입보다 많아 생긴 계산상의 손실 금액을 말한다. 대형 생보사들은 과거 판매한 고금리 상품으로인해 갈수록 준비금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IFRS4 2단계는 그동안 원가로 평가하던 보험부채(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사가 쌓는 책임준비금)를 시가로 평가하는 게 골자다. 시가평가는 현재의 금리를 반영해 저금리가 지속될수록 보험사 부채는 증가하며, 그만큼 책임준비금을 쌓아야할 부담을 안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삼성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회사들이 추가로 더 쌓아야할 준비금 규모는 수십조원에 달한다.

보험사는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결손금을 책임준비금으로 추가로 쌓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26조원 넘게 책임준비금을 더 적립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울러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10조원, 8조원 가량의 책임준비금을 더 적립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보사의 경우 금리확정형 유배당, 금리확정형 무배당, 금리연동형 무배당, 변액보험 등 5가지로 보험 상품을 분류해 부채적정성평가(LAT)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는 보험부채 평가시 계약 유형별로 책임준비금의 잉여금과 결손금을 산출하고 이를 서로 상계하고 있다. 하지만 IFRS4 2단계 도입으로 보험부채 시가평가로 전환할 경우 보험사는 보험부채의 장래 결손분을 회계상 자본에서 즉시 차감해야 한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판매 당시 확정 금리인 6% 이상의 수익을 가정해 준비금을 쌓았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4년 뒤에는 매년 달라지는 시장금리에 따라 수익을 정하고 준비금을 쌓게 된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고금리 확정형 상품 판매 규모가 많은 대형 생보사의 준비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실제 건전성 규제 일환인 LAT를 살펴보면 대형 생보사의 결손금은 잇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2013년부터 해마다 금리연동형 상품 결손금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 금리확정형 유배당 보험 상품 결손금을 살펴보면 2013년 12조원대에서 2014년 15조원으로 21.8% 증가했다. 지난해 말에는 19조2243억원으로 2014년 대비 30%가량 불어났다. 올해 6월 말에는 결손금이 19조5413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3170억원(1.6%) 증가했다.  

한화생명은 금리확정형 유배당 상품 결손금이 2014년 5조6440억원에서 지난해 말 6조7925억원으로 20% 증가했다. 올해 6월에는 금리확정형 유배당 상품 결손금이 6조8629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704억원(1%) 늘었다.

교보생명은 금리확정형 유배당 상품 결손금액이 작년 말 4조6373억원에서 올해 6월말 4조9055억원으로 2682억원(5.8%)증가했다. 같은기간 금리확정형 무배당 상품은 3조1908억원에서 3조4236억원으로 늘어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에서는 결손금과 잉여금의 상계를 허용하지 않아 부채금액 인식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부채로 분류되면서 자본금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지급여력 하락 등 건전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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